8만여장에 이르는 경판.

읽는데만 30년이 걸릴 정도로 5천만개에 달하는 글자수.

2.5t 트럭으로 1백대 분량의 무게.

전부 쌓아올리면 백두산보다 훨씬 높은 3천2백m의 키.

자랑스러운 우리의 문화유산 팔만대장경의 "외모"다.

석가탄신일을 맞아 KBS1 "역사스페셜"(22일 오후 8시)이 팔만대장경에 관한
궁금증을 파헤친다.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16년이란 긴 세월동안 누가, 어디서, 어떻게, 무슨
이유로 불경을 목판에 새겼는지 추적하는 프로그램이다.

제작진은 각종 문헌 조사,전문가들의 의견과 추론 등을 통해 팔만대장경의
신비에 접근한다.

대장경 목판에 쓰인 나무의 종류, 가공및 표면 처리 기술을 알아보고 당시
정황 증거를 바탕으로 남해 일대에서 작업이 진행됐을 가능성이 높음을 밝혀
낸다.

또 대장경 영인본에서 찾아낸 3천6백명의 명단을 통해 제작에 참여했던
사람들을 밝혀내고 해인사로 옮겨진 시기와 이유를 알아본다.

프로그램은 특히 일본과의 외교 중심에 서있던 팔만대장경의 의미를
탐구한다.

고려말부터 조선시대를 거치면서 끊임없이 팔만대장경을 요구해왔던 일본의
속셈은 과연 무엇이었는지 살펴본다.

< 박해영 기자 bono@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