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가당 이온음료 광고라면 어떤 헤드라인을 떠올릴까.

"시원하게 마시며 몸매를 가꾸세요"

"갈증해소! 비만걱정 해소!"

"다이어트에 신경쓰이는 분은 무가당00를"

무가당을 의식해 이런 1차적 발상을 하기 쉽다.

그러나 실제 포카리스웨트사 광고에서는 무가당음료를 즐기는 볼륨감있는
여인 옆에 뜻밖의 헤드라인이 있다.

"살 빠지는 마법은 없다"

가장 솔직한 헤드라인이다.

무가당이라고 해서 너무 기대하지 말고 그냥 마음편하게 마시란 얘기다.

진한 설득력이 느껴진다.

"광고와 39개의 머리"(김정식 저, 박영률출판사, 2만4천원)란 책 가운데
"역전의 발상으로 마음을 흔들어보자"는 장에 나오는 광고 예다.

저자는 LG애드 크리에이티브 전문위원을 지내고 한양대 등에서 광고학
강의를 하고 있는 베테랑.

20여년간의 실무경험 속에서 챙긴 국내외 광고들을 39가지 크리에이티브
유형별로 소개하고 있다.

"명쾌함이 효과를 배가시킨 공익광고" "잘못을 털어놓는 정공법 어프로치"
"상품의 특성을 증명해 보이자" "숫자의 호기심으로 마음을 끌어보자" 등이
핵심 내용이다.

이 책은 첫 장부터 논리적으로 읽어야 하는 부담을 주지 않는다.

어느 장을 먼저 읽든 그 안에서 새로운 통찰력과 크리에이티브 시각을 찾을
수 있다.

제품군 또는 광고주별로 헤드라인 정도만 소개하던 사례집과는 달리 대부분
보디카피(body copy)까지 번역했다.

< 장규호 기자 seini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