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초반의 주부다.

시장에 가려면 왕복 4차선 대로를 건너야 하는데 단 한번도 "걸어서"
건너본 적이 없다.

녹색신호가 들어와 몇발짝 걷다보면 이내 불이 깜빡거리기 때문이다.

뛰지 않고는 안되는 것이다.

내가 그럴진데 노약자나 어린이들은 말할 나위가 없다.

이는 비단 우리 동네 신호등만 그런 게 아니라 서울의 모든 곳이 그렇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무리 자동차위주의 교통체계가 중요하기로서니 사람을 꼭 뛰게 해서야
되겠는가.

이러한 불편을 조금이라도 덜기 위해 신호가 깜빡일 때 남은 시간을 역으로
카운트해 주는 시스템을 도입하면 어떨까.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건너면서 남은 시간을 알 수 있으니 조급해 할 필요가
없다.

또 시간이 얼마 안남은 경우엔 건너기를 포기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정지선에서 신호대기중인 차들도 이러한 시간상황을 알게 되면 미리
출발하는 잘못도 훨씬 줄일 수 있다고 생각된다.

운전자도 차에서 내리면 보행자가 된다.

행정당국이 이같은 교통신호시스템을 하루빨리 도입할 것을 제안한다.

윤현경 < 서울 성북구 정릉동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