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과 전망] '뉴욕타임스, 세계경제 최악상황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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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7년 아시아에서 시작된 세계 금융위기는 종착역에 거의 다다랐다.
특히 한국 태국 등 외환위기국의 경제상황은 빠르게 호전되고 있다.
방콕 주식시장은 연일 신기록을 경신중이다.
서울에서는 지나친 원화 강세를 우려할 정도로 금융시장의 회복세가 완연
하다.
홍콩 증시에서는 인터넷관련 주식열풍이 뜨겁다.
세계경제 회복의 걸림돌인 러시아경제도 국제통화기금(IMF)의 자금지원
약속으로 호전되고 있다.
1년전 국제경제상황과는 1백80도 달라졌다.
그러나 세계경제에 대한 장밋빛 전망은 시기상조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위기 재발용'' 지뢰가 곳곳에 깔려 있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9일 세계경제가 최근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인터넷
관련 주식 등 첨단 주가의 붕괴, 일본의 경기회복 실패, 중국의 경제개혁
좌초 등 3대 악재가 세계경제앞에 가로놓여 있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성급한 낙관은 금물이라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들 3개 지뢰중 하나만 터져도 세계경제는 또다시 위기상황
으로 내몰릴 수 있다며 최악의 상황을 시나리오별로 분석했다.
<> 미국 첨단주가 폭락 ="세계경제의 운명은 야후 등 미국의 몇몇 첨단
주식에 달려 있다. 이들 첨단 주식이 폭락할 경우 세계경제도 끝장이 난다"
이 시나리오는 지나치게 단순하다는 지적도 있지만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미국경제는 민간소비에 의해 좌우돼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탄탄한 내수가 전례없는 호황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이처럼 내수가 강세를 보일 수 있었던 것은 이른바 "자산 효과(wealth
effect)"때문이다.
주가가 상승함에 따라 투자자들의 부도 함께 축적돼 소비를 늘릴 수 있었던
것이다.
웰스파고은행의 손성원 부사장은 "내수가 수출감소를 상쇄하면서 지난
1.4분기의 4.6% 성장률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최근 주가상승은 극히 몇몇 "스타" 주식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이른바 야후 등 첨단주식들이 그것이다.
미국증시에 버블(거품)요소가 많다는 지적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들 주식이 빛을 잃게 될 경우 자연 "자산 효과"도 그만큼 줄어든다.
이에따라 경제성장의 기관차 역할을 하고 있는 민간소비도 위축될 수 밖에
없다.
민간소비 위축은 아시아 중남미 등의 대미수출에 막대한 악영향을 미치게
되며 이는 곧바로 세계경제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시나리오는 이미 클린턴 미국행정부내에서 심도있게 논의되고 있다.
물론 비밀리에 이뤄지고 있다.
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세계경제가 큰 영향을
받을수 있다는 얘기다.
클린턴 대통령의 한 경제자문관은 "생각하기도 싫은 시나리오"라며 그
충격파를 매우 우려했다.
<> 일본경기 회복 실패 =오부치 게이조 일본총리는 최근 워싱턴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에서 "일본경제의 회복조짐이 뚜렷하다"고 강조했다.
또 국내총생산(GDP)의 8%를 경기부양을 위해 쏟아부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 성장률도 0.5%로 상향 조정했다.
그러나 대부분 경제전문가들은 이같은 전망은 지나치게 낙관적이라고 지적
한다.
세계경제전망에 있어서 매우 후한 편인 국제통화기금(IMF)도 얼마전 일본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마이너스 1.4%로 낮춰잡아 일본경제의 심각성을 경고
했다.
현재 일본 기업들은 크게 움츠러들고 있다.
공공부문의 막대한 투자에도 불구하고 일본 기업들은 생산시설 확충 및
기술개발 등에 신규 투자를 거의 하지 않고 있다.
세계경제 대재앙의 씨앗이 바로 여기서 싹트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믿을 것은 일본 정부의 공공투자뿐인데 이 또한 언제까지
지속될 수 없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의 에드워드 링컨 연구원은 "일본의 공공부문 투자는
이미 한계점에 이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월터 먼데일 전 주일 미국대사의 경제자문관이었던 링컨 연구원은 "공공
투자의 샘이 바닥을 드러낼 경우 경기침체 이상의 상황으로 번질 수 있으며
이는 전염성이 매우 클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본의 낡은 정치시스템도 문제다.
정치인들의 전근대적인 사고방식은 경제를 더욱 피폐시키는 요소로 작용
하고 있다.
최근 워싱턴을 방문했던 일본 국회의원들만 봐도 그렇다.
일본의원들은 기업들의 구조조정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고 시인했다.
구조조정을 할 경우 일자리가 줄어들어 실업사태를 더욱 부추기기 때문
이라는게 이유였다.
이들은 또 최근 세계경제계의 주류인 인터넷에는 관심이 없다.
오히려 쌀농사쪽에 화제가 집중됐다.
일본의 정치가 경제를 망치고 있다는 단적인 사례이다.
<> 중국경제 개혁 좌초 =주룽지(주용기) 중국 총리가 미국 방문에서
돌아왔을때 그에게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다.
중국 경제개혁의 선봉에 선 주 총리가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위해
미.중 협상에서 너무 많이 양보를 했다는 이유에서였다.
우지촨 중국 신식산업부(정보통신부) 부장이 사표를 낸 것도 통신시장
개방에 대한 불만 때문이었다.
신식 산업부 한 관계자는 "주 총리가 사전 협의없이 통신시장 개방을
약속해 우 부장이 분개했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중국정부내에서는 이미 미.중협상에서 합의한 내용중 일부를
철회하려는 움직임마저 나타나고 있다.
개혁저항 세력이 주 총리의 행보에 딴지를 걸고 있는 것이다.
이들 세력들을 잘 다독거리며 경제개혁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낼 경우 큰
문제는 없겠지만 그 반대의 경우 세계경제에 적지않은 주름살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중국정부가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금융개혁이 수포로 돌아간다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중국은 2년전 금융위기의 발생국이었던 태국보다 경제력이 훨씬 크다.
중국경제가 위기에 빠지면 아시아는 물론 세계경제에 미치는 파장은 태국
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이다.
< 김수찬 기자 ksc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11일자 ).
특히 한국 태국 등 외환위기국의 경제상황은 빠르게 호전되고 있다.
방콕 주식시장은 연일 신기록을 경신중이다.
서울에서는 지나친 원화 강세를 우려할 정도로 금융시장의 회복세가 완연
하다.
홍콩 증시에서는 인터넷관련 주식열풍이 뜨겁다.
세계경제 회복의 걸림돌인 러시아경제도 국제통화기금(IMF)의 자금지원
약속으로 호전되고 있다.
1년전 국제경제상황과는 1백80도 달라졌다.
그러나 세계경제에 대한 장밋빛 전망은 시기상조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위기 재발용'' 지뢰가 곳곳에 깔려 있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9일 세계경제가 최근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인터넷
관련 주식 등 첨단 주가의 붕괴, 일본의 경기회복 실패, 중국의 경제개혁
좌초 등 3대 악재가 세계경제앞에 가로놓여 있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성급한 낙관은 금물이라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들 3개 지뢰중 하나만 터져도 세계경제는 또다시 위기상황
으로 내몰릴 수 있다며 최악의 상황을 시나리오별로 분석했다.
<> 미국 첨단주가 폭락 ="세계경제의 운명은 야후 등 미국의 몇몇 첨단
주식에 달려 있다. 이들 첨단 주식이 폭락할 경우 세계경제도 끝장이 난다"
이 시나리오는 지나치게 단순하다는 지적도 있지만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미국경제는 민간소비에 의해 좌우돼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탄탄한 내수가 전례없는 호황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이처럼 내수가 강세를 보일 수 있었던 것은 이른바 "자산 효과(wealth
effect)"때문이다.
주가가 상승함에 따라 투자자들의 부도 함께 축적돼 소비를 늘릴 수 있었던
것이다.
웰스파고은행의 손성원 부사장은 "내수가 수출감소를 상쇄하면서 지난
1.4분기의 4.6% 성장률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최근 주가상승은 극히 몇몇 "스타" 주식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이른바 야후 등 첨단주식들이 그것이다.
미국증시에 버블(거품)요소가 많다는 지적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들 주식이 빛을 잃게 될 경우 자연 "자산 효과"도 그만큼 줄어든다.
이에따라 경제성장의 기관차 역할을 하고 있는 민간소비도 위축될 수 밖에
없다.
민간소비 위축은 아시아 중남미 등의 대미수출에 막대한 악영향을 미치게
되며 이는 곧바로 세계경제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시나리오는 이미 클린턴 미국행정부내에서 심도있게 논의되고 있다.
물론 비밀리에 이뤄지고 있다.
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세계경제가 큰 영향을
받을수 있다는 얘기다.
클린턴 대통령의 한 경제자문관은 "생각하기도 싫은 시나리오"라며 그
충격파를 매우 우려했다.
<> 일본경기 회복 실패 =오부치 게이조 일본총리는 최근 워싱턴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에서 "일본경제의 회복조짐이 뚜렷하다"고 강조했다.
또 국내총생산(GDP)의 8%를 경기부양을 위해 쏟아부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 성장률도 0.5%로 상향 조정했다.
그러나 대부분 경제전문가들은 이같은 전망은 지나치게 낙관적이라고 지적
한다.
세계경제전망에 있어서 매우 후한 편인 국제통화기금(IMF)도 얼마전 일본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마이너스 1.4%로 낮춰잡아 일본경제의 심각성을 경고
했다.
현재 일본 기업들은 크게 움츠러들고 있다.
공공부문의 막대한 투자에도 불구하고 일본 기업들은 생산시설 확충 및
기술개발 등에 신규 투자를 거의 하지 않고 있다.
세계경제 대재앙의 씨앗이 바로 여기서 싹트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믿을 것은 일본 정부의 공공투자뿐인데 이 또한 언제까지
지속될 수 없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의 에드워드 링컨 연구원은 "일본의 공공부문 투자는
이미 한계점에 이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월터 먼데일 전 주일 미국대사의 경제자문관이었던 링컨 연구원은 "공공
투자의 샘이 바닥을 드러낼 경우 경기침체 이상의 상황으로 번질 수 있으며
이는 전염성이 매우 클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본의 낡은 정치시스템도 문제다.
정치인들의 전근대적인 사고방식은 경제를 더욱 피폐시키는 요소로 작용
하고 있다.
최근 워싱턴을 방문했던 일본 국회의원들만 봐도 그렇다.
일본의원들은 기업들의 구조조정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고 시인했다.
구조조정을 할 경우 일자리가 줄어들어 실업사태를 더욱 부추기기 때문
이라는게 이유였다.
이들은 또 최근 세계경제계의 주류인 인터넷에는 관심이 없다.
오히려 쌀농사쪽에 화제가 집중됐다.
일본의 정치가 경제를 망치고 있다는 단적인 사례이다.
<> 중국경제 개혁 좌초 =주룽지(주용기) 중국 총리가 미국 방문에서
돌아왔을때 그에게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다.
중국 경제개혁의 선봉에 선 주 총리가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위해
미.중 협상에서 너무 많이 양보를 했다는 이유에서였다.
우지촨 중국 신식산업부(정보통신부) 부장이 사표를 낸 것도 통신시장
개방에 대한 불만 때문이었다.
신식 산업부 한 관계자는 "주 총리가 사전 협의없이 통신시장 개방을
약속해 우 부장이 분개했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중국정부내에서는 이미 미.중협상에서 합의한 내용중 일부를
철회하려는 움직임마저 나타나고 있다.
개혁저항 세력이 주 총리의 행보에 딴지를 걸고 있는 것이다.
이들 세력들을 잘 다독거리며 경제개혁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낼 경우 큰
문제는 없겠지만 그 반대의 경우 세계경제에 적지않은 주름살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중국정부가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금융개혁이 수포로 돌아간다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중국은 2년전 금융위기의 발생국이었던 태국보다 경제력이 훨씬 크다.
중국경제가 위기에 빠지면 아시아는 물론 세계경제에 미치는 파장은 태국
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이다.
< 김수찬 기자 ksc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