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준리(FRB) 의장이 미국경제의 장미빛 전망에 제동을
걸었다.

인플레우려가 높고 주가도 폭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따라 미국채권값이 크게 떨어지고 미국과 유럽 아시아주가가 하락세로
반전되는 등 국제금융시장이 흔들렸다.

그린스펀 의장은 6일 시카고에서 열린 한 금융회의에서 저인플레.저실업.
고도 성장의 미국경제 순항이 무한정 지속될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완전고용에 가까운 낮은 실업률로 인해 인플레가 촉발될 가능성
이 있다고 진단했다.

현재 연 3%에 가까운 미국노동생산성 신장률이 지난 80년대처럼 1%대 수준
으로 떨어질 경우 인건비 부담이 커지면서 물가가 불안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금융시장은 미국경제의 조타수인 그린스펀의장의 이같은 발언을 "금리인상
의지"로 해석, 뉴욕증시의 다우존스주가지수가 이날 장중한때 1백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독일과 프랑스등 유럽주가는 1-3%가량 뒤로 밀렸다.

이어 7일 일본 도쿄증시도 1.9% 빠졌다.

특히 인플레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미국채가격은 거의 폭락세를
나타냈다.

30년만기 재무채권(액면가 1천달러)가격의 경우 13달러나 하락했다.

이에따라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금리)은 전날의 연 5.69%에서
5.80%로 급등, 작년 7월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린스펀의장은 또 "높은 상공에서 날고 있는 미국증시가 어느날 갑자기
땅으로 곤두박질칠수 있다"고 언급, 미국증시를 "과열상태"로 평가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날 미국경제에 대한 평가는 올들어 그가 내린 진단중 가장 어두웠다.

메릴린치증권의 존 스피넬로 수석연구원은 "그린스펀의장의 이날 발언은
예상을 뛰어넘는 고강도"라며 FRB가 인플레예방을 위해 언제라도 금리를 올릴
준비가 돼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전문가들은 FRB가 다음번 금융정책회의인 오는 18일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
(FOMC)에서는 금리를 올리지 않겠지만 하반기에는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 이정훈 기자 leeh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