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850선이 목표다. 900선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종합주가지수가 강력한 저항선으로 여겨지던 800선을 사뿐히 뛰어넘어
810선까지 상승하자 증권시장에는 다시 장미빛 희망론이 확산되고 있다.

정부의 "과열론"에 따라 관망세를 보이던 기관들이 공격적인 매수로
돌아섰고 외국인들도 "사자" 대열에 가담하고 있다.

풍부한 고객예탁금을 뒷심으로 개인들도 중소형 개별종목에 대한 매수주문
을 늘리는 분위기다.

4월중의 기관.외국인 중심의 "쌍끌이.차별화장세"에서 기관.외국인.개인들이
함께 시장을 이끄는 "3두마차 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 800대 회복의 배경 =주가가 예상 외로 800대에 안착한 것은 정부 개입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된데 따른 것이다.

지난주 정부의 "증시과열론"과 "5대재벌 펀드조사"에 따라 잔뜩 긴장했던
기관들이 이규성 재정경제부 장관의 "구두지원"으로 자신감을 얻어 공격적인
매수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 장관은 이날 "현재 주가는 실적이 뒷받침돼 있어 과열이라고 볼 수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금리하락 과속도론"을 펼쳤던 한국은행도 이날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현 금융정책 지속"을 의결, 투자심리를 안정시키는데 기여했다.

고객예탁금이 머지않아 10조원을 넘볼 것으로 전망되는데다 주식형 수익증권
으로 단기대기성 자금이 몰리고 있는 것도 주가상승을 뒷받침하고 있다.

연 8%에 달하는 저금리가 지속되는 한 "주식으로의 자금대이동"이 끝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비록 금리가 정책적으로 낮게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 사실일지라도 저금리
가 지속되는 동안에는 은행에서 증권으로의 패러다임 시프트는 계속 이어질
것"(김기환 마이다스자산운용 주식운용팀장)이라는 얘기다.

<> 이제 800이 지지선 =증시격언에도 저항선은 뚫리면 지지선으로 바뀐다는
말이 있다.

800은 그동안 강한 저항선이었다.

지난 4월28일에도 장중 한때 806까지 상승했으나 차익매물을 받고 곧바로
주저앉았다.

"그러나 800선을 훌쩍 뛰어넘어 810선까지 회복한만큼 이제는 800선이 강한
지지선을 형성할 것"(박용선 SK증권 리서치팀장)으로 분석되고 있다.

800선이 갖는 의미는 또 있다.

"주가상으로는 IMF 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났다는 것을 대내외에 선언했다"
(신성호 대우증권 올림픽지점장)는 것이다.

800선은 한국경제가 과잉설비투자와 정치적 불안정 등으로 인해 주가가
하락세를 지속하던 96년10월 이전의 수준이다.

주식시장을 통한 자금조달로 기업의 구조조정을 완성한다는 정책의 승리
라는 측면도 갖고 있다.

<> 한은.정부의 통화.금리정책이 열쇠 ="향후 주가가 어떻게 될지는 한은과
재경부에 물어봐라"(정태욱 현대증권 리서치본부장)

"종합주가지수가 850선까지 상승하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열쇠는 정부의 통화.금리정책이라는 것"(김기환 팀장)을 단적으로 가리키는
말이다.

아직은 인플레이션이나 국제수지에 부담이 적은 현재로서는 통화완화정책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럴 경우 주가는 단기적으로 상승추세를 이어갈 것이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물가상승이 우려될 경우에는 통화긴축으로 전환될 수
밖에 없을 것이고 그때는 주가도 큰 조정을 받을 우려가 있다.

해외요인도 예외주시해야 한다.

미국과 일본이 지금까지의 금융완화정책을 바꿀 경우 주가가 크게 영향을
받고 한국도 그런 영향권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

< 홍찬선 기자 hc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