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투자증권이 5월10일 "굿모닝(Good Morning)증권"으로 간판을 바꿔단다.

쌍용투자증권의 새출범에 맞춰 이 회사 28층에 사무실을 차렸던 H&Q
(Hambrecht & Quist)AP코리아가 다음국민일보 빌딩으로 이사한다.

"쌍용투자증권에 대한 투자가 마무리돼 다른 대상을 물색하기 위해 사무실을
옮기기로 했다"(H&Q관계자)는 설명이다.

H&Q는 다름아닌 쌍용투자증권의 대주주.

아직도 이름이 생소한 H&Q는 IMF위기가 한창이던 지난해 9월, 쌍용투자증권
에게 새생명을 줄 구세주로 등장했다.

대주주였던 쌍용양회의 지분(28.11%)을 "1년후 일정 시점부터 1개월간
평균주가의 일정부분으로 정산한다"는 조건으로 인수한 뒤 쌍용증권 본사
28층에 "사령부"를 차려놓고 "재생작전"에 착수했다.

H&Q가 쌍용투자증권을 인수할 당시의 주가는 2천원정도.

그동안 H&Q는 자체자금과 롬바르드 GIC IFC 등을 끌어들여 모두 1천2백억원
정도(약 1억달러)를 투입했다.

현재 쌍용투자증권의 주가는 1만3천7백원(3일 종가).

단순계산으로 7배나 올랐다.

그동안 자본금이 2천1백36억원에서 7천3백36억원으로 늘어난 것을 감안할
때는 10배이상 오른 수준이다.

H&Q는 제일은행 인수를 위해 정부와 협상을 벌이고 있는 뉴브리지캐피탈과
같은 "기업회생펀드(Recovery Fund)"다.

부실기업을 "싼값"에 인수해 "구조조정"을 통해 정상화시킨 뒤 "비싼값"에
되파는 일이 전문이다.

"경영"보다는 "투자"에 더 관심이 많다.

그들은 돈되는 일이면 업종과 대상을 가리지 않고 투자에 나선다.

쌍용투자증권의 주가 급등으로 H&Q는 일단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

인수한지 7개월밖에 되지않았지만 벌써 10배의 평가이익을 거두고 있다.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포함하면 훨씬 더 많은 이익을 챙길 수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쌍용투자증권의 새출범은 부실금융기관의 재생이라는 점에서 환영할한 일이
다.

멀지않아 외국계 기업회생펀드의 손으로 넘어갈 운명에 있는 제일은행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어딘가 개운치않은 씁쓸함을 느끼게한다.

한국의 금융기관이 외국자본에 넘어갔다는 차원에서가 아니다.

H&Q나 뉴브리지지같은 사냥꾼들이 하기 전에 우리는 왜 스스로 이런 일을
하지 못했을까 하는 점에서다.

동아증권이 세종증권으로 성공적으로 탈바꿈한 것에서 보듯이 우리도 하겠
다는 의지만 있으면 "기업재생"은 가능한 일임에 틀림없다.

< 홍찬선 증권부 기자 hc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