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은 제2의 인생, 기업은 제2의 창업"

카메라 렌즈업체인 세키노스코리아(대표 박원희.61)에 딱 들어맞는 말이다.

부도 직전에까지 몰렸던 이 회사가 성장 가도에 들어선 것은 박 사장이
지난 96년 대주주 지분을 인수하면서부터.

일본 세키노스와 합작, 89년에 이 회사를 세웠던 창업주의 지분 70%를
사들인 것.

"나이 58세에 무슨 사업을 하냐고 주위에서 말리더군요"

대우전자 공장장과 중앙연구소장을 지낸데 이어 인수 당시엔 중견 스피커
업체인 (주)북두의 대표였던 박 사장.

그는 "내 사업을 해보는게 꿈이었다"고 말했다.

실사 결과 남은건 7억4천만원의 빚.

박 사장은 20명의 인원을 절반으로 줄였다.

"직장이 생활의 터전이라는 생각을 갖게 하는데 최선을 다했어요"

박 사장은 직원 월급을 올린 대신 자신은 1년간 매달 1백만원만 받아갔다.

야근한 직원들을 자신의 승용차로 바래다 줬다.

1년만에 생산성이 4배로 뛰었다.

96년 3억4천만원에 그쳤던 매출은 97년에 16억5천만원으로 늘었다.

작년엔 28억원으로 증가했다.

이 회사의 핵심기술인 비구면렌즈가 빛을 보기 시작한 것.

CD나 DVD 같은 광메모리에 담긴 정보를 읽어 들이는 픽업장치에 비구면렌즈
가 들어간다.

작년부터 광메모리용 렌즈 세계시장의 10%를 이 회사가 공급하고 있다.

연간 3천만개 수준이다.

올해엔 CCD카메라 렌즈덕에 성장에 가속도가 붙었다.

작년초 CCD카메라용으로 세계 첫 개발한 비구면플라스틱 렌즈가 올들어
해외시장에서 인기다.

월 5만~6만개씩 찍어내고 있다.

6월께면 월 15만개로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엔 월 1만5천개 생산했다.

거래선도 대만 영국에 이어 미국 일본 등지로까지 확대됐다.

작년에 인터넷에 소개한 렌즈를 접한 대만의 CCD카메라업체가 주문을 낸게
신호탄이었다.

종전엔 렌즈를 3매 이상 겹쳐야 했으나 비구면렌즈를 쓰면 1매로도 정확한
곳에 초점이 맺히게 한다.

덕분에 해상도도 30~40% 향상됐다.

주문이 몰리자 10억원을 투자, 공장을 확장키로 했다.

올해 이 회사는 65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작년보다 1백32% 성장하는 것.

박 사장은 인수 당시 내보냈던 직원들을 대부분 재고용했다.

오히려 IMF이후 식구가 52명으로 불어났다.

(0351)64-1682

< 오광진 기자 kjo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