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원표 < 전국전력노조위원장 >

"경제가 성장하는 시기의 노사관계는 대립적일 수 있습니다. 빵을 분배하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는 노사가 서로를
국가경제의 한 축으로서 인정하고 동반자적 관계를 만들어야 합니다"

근로자의 날에 금탑산업훈장을 받는 권원표 전국전력노조위원장은 15년째
노동운동 지도자로 활동해 오고 있는 베테랑이다.

지난 67년 한전에 입사해 설비 유지.보수 분야에서 18년간 일했다.

84년에는 전력노조지부장에 당선됐고 96년부터 전국전력노조위원장을
맡아왔다.

지난 27일 선거에서 재선됐다.

그는 전국전력노조위원장에 취임하면서 소위 "보람 운동"을 전개했다.

의식개혁을 통해 직장내에서 보람을 찾자는 것이 취지였다.

조합이건 근로자건 일에서 보람을 찾을 수 있어야 건전한 노사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는 자신의 지론을 실천에 옮긴 것이다.

그는 이같은 분위기를 바탕으로 단체협약을 실리위주로 갱신하고 노사결의
대회를 개최하는 등 노사관계를 원만하게 이끌어왔다.

권위원장은 신중한 사람으로 알려져있다.

사용자측의 주장에 대해서도 무조건 반대하기보다는 하나하나 검증한 뒤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한다.

그는 97년 노동법 파동때도 평화적인 시위로 일관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임금삭감분과 조합원의 성의를 모아 3백33억원을 실업극복
국민운동본부에 실업대책기금으로 기증했다.

그는 "조합원들의 고통은 실직자들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에서
한 일"이라면서 "그 공은 어려운 가운데서도 동참해준 조합원들의 몫"으로
넘겼다.

그러나 그는 요즘 고민이 많다.

민주노총의 산하 공공부문의 총파업이 남의 일이 아니어서다.

당장 한국전력 분리와 외자유치 문제를 놓고 사측과 대립하고있다.

"구조조정을 전적으로 부정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그 방법과 시기는
정확한 진단을 전제로 해야합니다. 그래야 구조조정이 경쟁력과 경영효율화에
도움이 되지않겠습니까"

그는 무조건적인 반대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그일이 국가의 이익과 맞아 떨어지는 것으로 검증된다면 어떤 문제든
회사측과 협의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 김태완 기자 twkl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