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불각명
낙화영아의
조환인역희
취기보계월

술잔 기울이느라
해 저무는 줄 몰랐더니,
그 사이 옷자락에
수북수북 꽃잎이 쌓였구나.
새들 다 돌아가고 사람도 드문 시간,
취하여 일어나
달 비치는 개울가를 걷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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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이백의 자견이라는 제목의 시이다.

한 자리에 지그시 앉아 술잔을 기울이고, 옷자락에 꽃잎이 쌓일 만큼 꽃과
함께 어울리고, 뭇 새 뭇 사람 돌아간 뒤에까지 달과 함께 노니는 시인의
넉넉한 모습이 잘 드러나 있다.

< 이병한 서울대 명예교수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