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파업으로 촉발된 총파업투쟁이 노.정간의 정면대결로 치닫고
있다.

정부가 "미복귀 노조원 전원 직권면직"이라는 초강경책을 내놓은 데 대해
민주노총은 "총파업 확대"로 맞서기로 해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원칙과 법"을 강조하는 정부에 대해 노조는 "파업"이라는 극한 수단을
동원하며 연대세력을 최대한 이끌어 낸다는 전략이어서 대결구도는 더욱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더군다나 오는 26일엔 한국통신의 파업이 예정돼 있어 통신대란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여기에 더해 다른 사업장들까지 파업에 들어가고 정부는 공권력을 투입한다
면 상황은 최악으로 치달을 수 밖에 없다.

<>정부의 대응 =정부의 시각은 확연하다.

이번엔 반드시 원칙대로 한다는 것이다.

구조조정은 협상의 대상이 될수 없으며 불법파업에 대해서는 법에따라
처리하겠다는 것이다.

23일 발표한 정부의 담화문에서도 이같은 입장이 재확인됐다.

미복귀자 면직, 주동자 전원 검거에 이어 이번엔 불법파업으로 발생한
손실에 대해 파업주동자에게 손해배상을 물리겠다는 점을 추가, 3대 원칙을
밝혔다.

노조집행부에 대한 압박용 카드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기회에 연례행사로 벌어지는 불법파업과 공권력 동원의
악순환을 끊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번 주말 지하철 노조원들의 복귀 규모와 26일 한국통신의 파업돌입
여부를 이번 사태의 1차 고비로 보고 주말까지 이들에 대한 설득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정부는 또 24일 실직자 농민 노동계가 함께하는 연대집회에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특히 이들이 한총련 대학생들과 뒤섞여 과격시위를 벌일 경우 파업사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대책마련에 부심하고있다.

<>민주노총의 대응 =민주노총은 정면돌파로 방향을 잡았다.

조직원에 대한 최대의 보호책은 "강력한 투쟁" 뿐이라는 것이다.

이갑용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파업투쟁의 수위를 높여나가겠다고
공언했다.

이미 한총련과 도시빈민들을 끌어들인 데 이어 24일에는 총력투쟁 결의대회
를 전국농민대회와 결합시켜 노.농연대로 확산시킨다는 전략이다.

26일에는 한국통신과 전국의료보험공사노조 등이 파업에 들어간다.

27일에는 전국대학노조의 파업이 예정돼있다.

여기에다 금속연맹 산하의 사업장을 추가해 공세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금속연맹이 산하노조에 보낸 파업지침에는 27일 한국중공업 등 발전관련
사업장, 현대정공 창원공장.대우중공업.한진중공업 등 철도차량제작 3개
사업장, 대우정밀 등 대우.현대계열 매각.구조조정사업장 등이 파업에
돌입하게 된다.

금속연맹은 이후 5월3일~8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거쳐 12일부터는 금속
연맹산하 사업장이 모두 총파업에 들어갈 계획을 세워놓고있다.

<>대화 가능성은 없나 =정부는 노동계가 구조조정 철회를 요구하는 한
어떠한 대화에도 응할수 없다는 입장이다.

민주노총 역시 기획예산위가 참여하는 노정간의 직접 대화외에는 고려하지
않고있다.

이때문에 정부와 노동계와의 대화는 당분간 매듭이 풀리기 어려울 전망이다.

국민회의와 노사정위원회 등을 중심으로 대화롤 모색하고 있으나 민노총은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부분적인 양보로 해결될 상황이 아니어서 상황은 파국 쪽으로 흐르고 있다.

< 김태완 기자 tw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