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에서 삼성중공업은 "계륵"과 같은 존재였다.

적어도 지난해 중장비부문을 스웨덴 볼보에 매각하기 전까지는 그랬다.

덩치는 커서 버릴 수는 없고 그렇다고 그냥 두자니 적자폭이 커져가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평가가 다르다.

알짜중의 알짜다.

지난해 3년만에 순이익을 냈다.

그것도 7백6억원이나 된다.

부실의 대명사라는 오명을 벗은 것이다.

삼성중공업이 "다시 태어났다"는 평가를 받는 것은 뼈를 깎는 구조조정
덕이다.

적자에 허덕이던 중장비부문을 볼보에 7억2천만달러에 매각했다.

지게차부분은 미국 클라크사에 3천만달러에 팔았다.

부실의 근본부터 손댄 셈이다.

매각대금은 모두 부채상환에 쏟아부었다.

종업원 5백여명을 분사등을 통해 정리했다.

조선기자재도 아웃소싱으로 돌렸다.

부채비율이 97년말 760%에서 작년말 2백93%로 떨어졌다.

올해도 사옥부지등 유휴자산을 매각하고 발전설비사업을 이관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부채비율을 올해말까지 1백95%로 낮추는 게 목표다.

반면 선박수주 전망은 밝아지고 있다.

2년이상 안정적인 조업물량을 확보해놓은데다 대형유조선분야에서 신규물량
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운항중인 대형유조선의 40%이상이 20년이 넘은 노후선박인데다 컨테이너선의
대형화바람도 불어 신규수주는 낙관적이라는 평이다.

고부가가치선인 특수선의 매출비중을 30%에서 40%로 높이기로 한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또 건설무문도 아파트분양이 활기를 띠면서 청신호를 받고 있다.

특히 "쉐르빌"이라는 브랜드로 사업을 확장중인 주문형 주택사업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국신평가등이 투자등급을 A마이너스로 상향조정하고 증권가 애널리스트들
이 유상증자에 따른 물량증가에도 불구하고 이 회사를 주목하고 있는 것은
이같은 이유에서다.

<>영업실적 =전년에 비해 크게 개선됐다.

9백55억원 적자에서 7백6억원 흑자로 반전된 게 단적인 예다.

96년의 2천9백46억원 적자와 비교하면 상전벽해라는 말이 실감난다.

중장비부문을 팔면서 작년 매출은 전년보다 2천억원이 줄어든 3조7천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매출이 3조8천억원, 당기순이익은 1천5백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
된다.

<>재무구조 =작년말 차입금 규모는 3조1천9백억원으로 전년말보다 8천8백억
원 이상이 줄었다.

작년에 구조조정을 통해 2천억원의 비용을 절감했다.

이 돈 역시 모두 누적적자에 따른 이월 결손금을 줄이는데 쓰였다.

부채비율이 줄어들면서 자기자본비율도 25%로 높아졌다.

차입금 감소로 올해는 이자비용으로 나가는 돈을 1천억원정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총차입규모를 지속적으로 감축한다는 방침아래 올해는 6천억원정도를
축소시킬 예정이다.

<>주가전망 =실적에 비해 저평가돼 있다는 게 애널리스트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외국인 투자가들이 조선산업에 대한 보유비중을 줄이고 있는 것과 유상증자
실시로 물량이 많아는 게 부담스럽기는 하다.

그러나 부실부분을 털어낸 뒤 안정적인 사업기반을 구축했다는 점에서
상승여력은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최근 시장 선도주가 우량제조업 종목으로 전환되고 있는 것은 이런 점에서
주목할만하다.

실적을 바탕으로 주가가 평가된다면 성장잠재력이 어느 종목보다도 높다는
게 애널리스트들의 분석이다.

< 조주현 기자 fores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