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미국 무역적자가 급증하고 있다.

월간 무역적자가 발표될때마다 "사상최대"라는 수식어가 붙고 있다.

이때문에 미국의 대외시장개방 압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이경우 교역 상대국들과의 통상마찰도 심화돼 세계가 무역대전의 회오리에
빠질수도 있다.


<>적자 현황 =20일 미국 상무부는 지난 2월 무역적자가 1백94억4천만달러로
사상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1월에도 1백68억달러의 적자로 종전 최대기록(98년8월 1백67억달러)을
깼었다.

이로써 지난 1-2월 무역적자는 3백62억4천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백21억달러(50%)나 불어났다.

연초부터 무역적자가 급증함에 따라 올해 무역적자는 사상 처음으로
2천억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윌리엄 데일리 미국 상무장관은 "현 추세로 볼때 올해 무역적자 총액이
2천5백억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사상최대인 작년(1천6백80억달러)과 견주어 볼때 미국의 무역적자상황
이 얼마나 심각한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적자급증원인 =기본적으로 미국경제의 독주탓이다.

일본 유럽 아시아등 해외경제는 부진한데 반해 미국은 고성장을 지속,
수출은 줄고 수입은 늘고 있다.

경기침체중인 외국의 미국상품수요는 감소중이나 호황을 누리고 있는
미국의 해외상품수요는 증가일로다.

그러나 클린턴행정부의 시각은 다르다.

교역국의 시장개방이 미흡해 무역적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시장은 개방돼 있는데 상대국 시장은 폐쇄돼 있다는 불만에 차있다.


<>영향과 파장 =미국의 대외시장개방압력 강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올들어 미국의 대외통상정책은 강성으로 치닫고 있다.

행정부는 슈퍼301조를 부활시켰고 하원은 철강수입규제법안을 통과시켰다.

업계에서는 보호주의 목소리가 높다.

무역적자 급증은 우선 미국무역대표부(USTR)의 우선협상대상국 선정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 같다.

USTR은 지난달 내놓은 국별무역장벽보고서를 토대로 이달말에 우선협상
대상국과 협상관행을 발표한다.

무역적자 급증으로 무역제재대상국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또 지난달 하원에서 통과된 철강수입규제안에 대한 상원의 시각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당초 상원은 철강수입규제에 미온적이었다.

하지만 적자확대로 수입규제 목소리가 커지면 상원도 규제쪽으로 방향을
바꿀수 있다.

앞으로 일본 중국 유럽연합(EU)에 대해 시장개방압력을 특히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3지역이 미국의 최대 무역흑자국들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한국에 대한 통상압력 강도는 더 커지지 않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의 대한 무역적자가 줄고 데일리상무장관이 한국의 시장개방을 긍정적
으로 평가하고 있어서다.

지난 1-2월 미국의 대한 무역적자는 약 11억4천만 달러로 전년 동기에 비해
3억달러 줄었다.

이와관련, 데일리장관은 "한국의 시장개방확대로 대한 수출이 5% 늘었다"며
중국과 일본도 한국을 본받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 발언은 미국의 대한 시장개방공세가 수그러들 것이라는 기대감을 낳고
있다.

< 이정훈 기자 leeh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