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극복 구호에 밀려 장애인 복지는 뒷전으로 밀려 있습니다."

사단법인 한국장애인재활협회 송인학(59) 사무총장은 현재 장애인이 처한
상황을 이렇게 표현했다.

IMF체제이후 장애인의 생활은 일반인보다 갑절 더 어려워졌다.

직장에서 최우선으로 밀려나는가 하면 복지시설에 대한 지원도 크게 줄었다.

"아직까지 정부의 장애인대책은 구호운동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장애인 고용의무제가 송총장이 꼽은 대표적 사례다.

일반기업은 차치하고 정부기관부터 지키고 않고 있다.

심지어 주무부서인 보건복지부와 노동부도 현실에 옮기지 못하는 사문화된
제도라는 것.

송총장은 비현실적 정부정책은 장애인의 실망감만 키울 뿐이라고 강조했다.

"보건복지부는 전국의 장애인숫자를 1백10만명으로 잡고 있습니다. 협회는
4백만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죠. 그런데 등록인원은 절반에도 못미치는 고작
48만여명에 불과합니다."

선진국 수준의 장애등급제를 도입했지만 예산과 전문가 부족으로 전혀
실행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법은 화려하지만 정작 장애인들로부터 외면받는 것은 현실성이 없다는 것을
반증한다는 얘기다.

송총장은 "IMF한파를 힘겹게 넘고있는 장애인들에게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는 대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장애인재활협회는 지난 55년 장애인관련단체중 가장 먼저 설립됐다.

전국 12개 지부를 통해 장애인상담과 교육.취업 알선을 하고 있다.

또 장애인재활정보센터를 마련, PC통신 등을 통해 장애인 생활정보와
사회보장제도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정부가 장애인 복지시설을 계속 늘려가고 생활보호시책을 펴고 있지만
장애인에 대한 배려는 커녕 차별대우나 방치되고 있습니다. 사회적 인식이
바뀌지 않고서는 장애인 복지 수준의 향상은 기대할 수 없습니다."

본인도 한국전쟁에서 부상을 당한 1급 장애인인 송 총장의 바램이다.

< 이심기 기자 sgl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