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홍 < LG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Johnkoo@lge.co.kr >

요즘 "디지털바람"이 상상외로 거세게 불고 있는데도 아직까지 디지털을
하나의 기술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모양이다.

디지털은 일부 전자기기에나 사용되는 전문적인 기술일 뿐 자신과는
무관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꽤 많다는 것이다.

이제 그러한 생각은 바뀌어야 한다.

디지털은 다른 보통의 기술과는 달리 경제, 사회, 문화, 그리고 우리의
생활과 의식까지도 바꿔놓을 혁명적 변화가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미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생한 원음의 CD와 이동통신의 혜택을 보고 있다.

컴퓨터를 통해 사운드와 동영상, 그리고 인터넷 등 디지털이 구현하는
세계를 체험하고 있기도 하다.

지금 이 시간에도 전자상거래를 하거나 사이버 가수의 노래를 듣고
있을지도 모른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디지털은 우리 생활 깊숙한 곳에 와 있다는 이야기다.

그러한 변화는 앞으로도 급격하고 거대하게 우리앞에 다가올 것이다.

우리 사회를 흔히 정보화사회라고 부른다.

앞으로 이 정보화는 산업혁명이상의 대변혁을 몰고 올 것이라는데 이의가
없다.

정보화의 기반이 바로 디지털이다.

디지털은 단순한 전자기술이 아니라 정보화사회, 말하자면 우리의 미래를
창조하는 엄청난 힘의 동력이라는 이야기다.

최근의 디지털바람은 우리에게도 "디지털"적 사고를 가질 것을 요구하고
있다.

모든 생활기반이 디지털화하고 있으므로 하루속히 디지털시대에 어울리는
사고와 의식을 가지고 시대적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농담을 즐겨하는 호사가들 가운데는, 0과 1의 신호체계를 기본으로 하는
디지털의 속성을 두고 흑백논리밖에 모른다며 그 무한한 다양성에 대해선
애써 외면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외면해서 될 일이 아니다.

미지근하게 주저하는 것 또한 "디지털"적이지 못한 것이다.

빨리 변화하는 게 디지털세상을 앞서 사는 지혜가 되는 시대다.

디지털로의 의식혁명을 통해 모두가 디지털시대의 주인공이 되기를
기대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