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3개 법안 가운데는 국회의원들의 "작지만
위대한 승리"가 있었다.

초.중.고등학교 위탁급식에 대해 부가가치세를 감면하자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재정경제부의 반대를 무릅쓰고 통과된 것.

이 법안은 김문수(한나라당) 의원 등 62명의 국회의원이 발의해 통과됐다.

경제분야에 관해 정부가 아닌 의원들의 주장으로 입법화되기는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법안의 주요 내용은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의 급식을 외부에서 공급하고
있는 음식료 업체에 대해 부가가치세를 감면해주자는 것.

김의원등은 학교에서 자체 급식을 하는 경우에는 세금을 물리지 않으면서
외부 업체에만 물리는 "규제"는 부당하다는 취지에서 조세감면안을 냈다.

재경부에서는 법안이 통과될 경우 약 7백억원가량의 세금 수입 감소가
우려된다며 극구 반대해왔다.

그러나 김문수 의원을 포함해 이규정(국민회의) 서한샘 김명섭 황학수
박범진(국민회의) 차수명(자민련) 의원등은 부가가치세 감면을 받는 다른
업소들의 경우에는 세금수입이 얼마나 줄어드는지 근거를 대라며 압박,
결국 재경부의 항복을 받아냈다.

변호사 회계사 한의사등 드러나지 않는 세원을 포착해서 세금을 거둬야지
사업규모가 작은 중소업체를 닥달해서는 곤란하다는 논리도 내세웠다.

법안이 통과될 듯 하니까 재경부에서는 열흘전 서둘러 감면내용을 발표하면
서 "규제를 완화했다"는 생색을 냈다.

그러나 입법안을 주도한 의원들은 개의치 않다는 표정들이다.

앞으로도 작지만 값진 승리를 거둬야할 분야가 한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 정태웅 기자 reda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