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부터 시작돼 16일까지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아시안벤처포럼
(AVF) 99/코리아"는 한국 벤처캐피털 역사상 한 획을 긋는 의미있는 행사로
기록될 만하다.

우선 수억달러의 대형 펀드를 운영하는 벤처캐피털리스트를 비롯한
1백30여명의 해외 투자회사 관계자들이 대거 참가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들은 그동안 소홀히 여겨왔던 한국을 찾아 투자방안을 협의했다.

홍콩계 미국계 대만계 등 막강한 자금력을 보유한 투자회사들이 한국
벤처캐피털 및 기업 관계자들과 "얼굴을 익힌 것"은 큰 소득으로 꼽힌다.

"벤처캐피털은 사람 장사"란 말도 있듯이 국제 투자가들에게 있어 두터운
친분 및 정보 교류는 비즈니스의 밑천인 것이다.

최근 보광창업투자 일신창업투자 한국기술투자 LG창업투자 현대기술투자
등 중견 창투사들이 해외 자본으로 펀드를 결성하거나 실리콘밸리 등 해외
투자에 나서는 것도 국제화된 전문인력을 갖추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번 포럼은 내용면에서도 역대 어느 행사보다도 알차다는게 참가자들의
한결같은 평이다.

외국인들은 지금까지 한국에 벤처투자를 하려면 정부규제가 많았다고 비판
했다.

또 한국경제가 뚜렷한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아 한국행을 꺼려 왔다.

그러나 한국에 대한 관심은 적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박태영 산업자원부장관, 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 추준석
중소기업청장 등 정부 고위인사들이 연사로 참석해 한국의 산업.금융 현황
등을 설명함에 따라 이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아시안벤처포럼에 정부 고위 인사들이 여럿이 연사로 나선 것은 전에 없던
일이다.

국내 벤처캐피털 업계 관계자들로선 만나기 쉽지 않은 "큰손"들을 "안방"
에서 마주 대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그동안 적지 않은 비용을 들여 미국 샌프란시스코나 홍콩을 찾는 것이
업계 사람들의 연례 행사였다.

시기적으로도 외국 기업 및 기관들의 한국투자가 본격화되는 시점에서 열려
적절했다.

아시안벤처캐피털저널(AVCJ) 한국벤처캐피탈협회 인터벤처 및
한국경제신문사가 마련한 이번 포럼의 주제는 "과거 재편, 미래 창건-
한국경제의 재발견".

외국 투자자들이 한국경제를 새롭게 볼 수 있도록 달라진 모습을 보여
줌으로써 이번 서울 벤처포럼은 한국벤처기업에 대한 외국인 투자를 촉발
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 문병환 기자 m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