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거래소 시장이 만개한데 이어 이달들어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코스닥시장도
봄꽃을 활짝 피우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지난 주말 92.66으로 마감됐다.

이는 지난해 4월이후 1년여만의 최고치다.

지난달 30일부터 8일 연속으로 상승행진을 벌이며 연일 연중최고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싯가총액도 9조9천억원으로 지난해말에 견주어 20% 이상 증가했다.

10조원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지수상승과 함께 급등 종목도 속출하고 있다.

이달들어 경창산업이 56.11%나 오르면서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이어 제2시내전화사업자인 하나로통신이 56% 오르는 등 22개종목이 20%이상
급등했다.

코스닥증권 관계자는 "지수 영향력이 높은 대형주들이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구조조정기금을 유치한 기업과 외자유치에 성공한 기업, 그리고 수익성
이 높은 기업들도 상승대열에 동참하고 있다.

지난해말 투기바람이 불면서 적자기업과 부도기업들이 한차례 급등한 것과는
질적으로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거래도 폭발세다.

지난 8일엔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각각 1천15만주및 9백1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코스닥시장이 생긴 이래 두번째로 많은 규모다.

이달들어 하루평균거래량은 5백80만주, 거래대금은 4백5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일평균거래량과 거래대금을 8배이상 웃돌고 있다.

대형거래가 터지면서 올해 누적거래규모는 이미 지난해 전체 누적거래규모
를 넘어섰다.

코스닥증권에 따르면 올해 누적거래량은 23억5천만주다.

지난해 전체거래량(20억5천만주)을 3억주 웃돌고 있다.

지난주말에는 갑자기 거래가 폭발하자 매매체결이 20~30분씩 지연되는
소동이 빚어졌다.

기관투자가들이 코스닥종목을 사들이기 시작했다는 점도 눈에 띄는 변화다.

기관들은 현대중공업 평화은행 등에 대한 입질을 시작했다.

코스닥증권은 "3월결산을 마친 기관이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면서 유동성이
확보되는 일부대형주를 편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스닥시장으로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는 것은 그동안 많이 오른 상장주식
보다는 소외된 주식에서 수익을 내보자는 심리가 작용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유시왕 코스닥증권 전무는 "통상 거래소시장이 오르고 난뒤에 코스닥시장도
따라 오르는 경향이 있다"며 "풍부한 유동성이 코스닥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코스닥시장 등록종목이 투자자의 관심부족으로 저평가됐다는 인식도
한몫하고 있다.

이와함께 최근들어 정부가 코스닥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는 대목도 이 시장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정부는 자본잠식기업도 코스닥시장 등록을 허용하는 등 등록요건을 대폭
완화할 계획이다.

서울방송(SBS) 등 유망기업이 앞다퉈 코스닥시장 등록을 준비하고 있다.

코스닥등록요건이 완화되면 성장 가능성이 높은 LG텔레콤 한솔PCS 등
정보통신업체들도 코스닥시장의 문을 두드릴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뮤추얼펀드도 속속 코스닥시장에 등록할
예정이다.

< 조성근 기자 trut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