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두보다 좋은 포지션

우승스코어는 분명 "한자리 숫자의 언더파"에 그칠 것이다.

어쩌면 90년대들어 "가장 좋지않은" 스코어 우승이 될지도 모른다.

오거스타내셔널GC는 타이거 우즈의 97년 18언더파 우승기록을 "신화"로
남기기로 작정한 모양이다.

그들은 러프조성 등의 코스개조에 이어 첫날부터 핀 포지션을 극히 까다롭게
세팅하며 스코어를 치솟게 했다.

코스의 난이도 상승은 역설적으로 한층 치열한 우승경쟁을 불러 올 것이다.

코스가 어려워 질수록 어떤 선수가 홀로 튀어나가기는 힘들고 톱플레이들의
견딤만이 두드러질 것이기 때문.

첫날의 결과도 그걸 증명한다.

이븐파 이내만 되면 누구나 흡족한 출발일수 밖에 없는데 그 카테고리에는
반가운 이름이 즐비하다.

특히 듀발이나 우즈는 선두보다 더 좋은 포지션으로도 볼 수 있다.

첫날선두가 우승까지 연결되는 경우는 극히 드문 법이다.

그레그 노먼, 어니 엘스, 콜린 몽고메리, 존 데일리 등이 그안에 포함되며
경쟁대열에 잔류해 있는것도 팬들의 안도감을 자아낸다.

톱프로중 뒤쳐져 있는 선수는 커플스와 미켈슨(이상 74타)정도.

팔도의 80타는 이제 뉴스가 아니다.

<>아멘코너에서의 대비

어떻든 초점은 듀발과 우즈이다.

그들은 첫라운드부터 "역사와의 싸움꺼리"를 제공했다.

-듀발은 "아멘코너(11-13번홀) 부진"이 포인트이다.

아멘코너를 정복하지 않고는 절대 오거스타를 정복할수 없는게 마스터스의
불문율.

그런데 듀발은 파3홀인 12번홀(1백55야드) 보기에 이어 4백85야드짜리
파5홀인 13번홀에서도 보기를 했다.

왼쪽 도그레그홀인 13번홀에선 티샷이 왼쪽 개울(래스 크리크)에 빠졌다.

아멘코너의 연속보기는 14번홀에서의 3연속 보기로 연결됐다.

아멘코너는 마스터스 그 자체이다.

그런데 듀발이 첫날부터 아멘코너의 희생이 됐다는 것은 그만이 싸움이
얼마나 처절할 것인가를 예시한다.

우승후보 영순위가 첫 아멘코너 테스트에서 골프에 패했다는 사실.

그것이 바로 역사를 이겨내야 하는 오늘의 듀발을 상징한다.

-트리플 보기를 하고도 우승할수 있을까.

"4라운드중 트리플보기가 하나라도 나오면 우승은 물건너 간다"는게 일반론.

타이거 우즈는 바로 그 "통념"과 싸워야 하는 처지가 됐다.

우즈는 파5홀인 8번홀(5백50야드, 오르막 왼쪽 도그레그 구조)에서 드라이버
샷이 왼쪽 숲으로 빠졌다.

솔방울 사이의 볼은 옆으로 쳐내기도 힘들었다.

우즈는 6번아이언으로 나무를 뚫고 나가려 했으나 실패, 볼은 진달래 더미로
떨어졌다.

그는 언플레이어블 볼을 선언한후 원위치로 돌아와 7번아이언으로 가까스로
탈출했다.

그러나 그의 5번째 샷은 그린을 오버했고 결국 6온2퍼트가 됐다.

굿뉴스는 듀발과 반대로 아멘코너를 복구의 장으로 만든 것.

그는 12번홀 버디에 이어 13번홀에선 6번아이언으로 투온에 성공, 연속
버디를 잡아냈다.

8번홀 8타로 2오파였던 우즈는 후반들어 버디3에 보기1개로 합계 이븐파로
막았다.

우즈와 듀발.

그들은 남은 기간내내 골프의 징크스, 마스터스 징크스와 피눈물나는 대결을
펼칠수 밖에 없다.

< 김흥구 전문기자 hkgolf@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