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부터 국민은행에서 돈을 빌리는 사람이나 기업들은 신용도나 예상
부도율 등에 따라 전혀 다른 금리를 물게 된다.

명목적으론 대출금리체계를 무려 99단계로 나눈다는게 국민은행 방침이다.

현재는 9단계로 돼있다.

국민은행은 9일 "대출받는 고객의 신용도를 대출금리에 보다 세밀하게
반영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내달부터 프라임레이트(우대금리)와
가산금리 체계를 완전히 바꿀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따라 신용도가 높은기업이나 부도위험이 없는 기업들은 이자를 적게
물지만 그렇지 않은 기업들은 상당히 높은 이자를 물 가능성이 높다.

우선 연 9.5%로 고정돼 있는 프라임레이트를 없앤다.

대신 조달원가와 고정비용(인건비 신보출연료 교육세 등), 기본마진 등을
기준금리로 삼을 예정이다.

기준금리는 매달 한번씩 달라진다.

지난 2월말 조달원가 등을 감안했을 때 기준금리는 7.99%로 나왔다.

국민은행은 기왕에 대출받은 고객에 대해서도 새로운 기준 금리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예를들어 대출받을 때 적용했던 프라임레이트와 새로운 기준금리가 일정한
차이를 보이면 차이분 만큼 금리를 깎아준다는 것이다.

국민은행은 이와함께 종전 최대 4%포인트, 9단계로 돼있던 신용가산금리를
99단계로 나누기로 했다.

신용가산금리는 기준금리에 더해지는걸 말한다.

대출금리는 두 금리가 합산된 것이다.

새로운 신용가산금리는 예상부도율(9단계)과 예상회수율(11계)을 조합해
달리 매겨진다.

예상부도율은 세계평가기관인 S&P(스탠더드앤푸어스)가 작성한 기업별
업종별 예상부도율을 참고했다.

예상회수율은 담보가치에 따라 나눴다.

담보가치가 대출금의 1백%이상이면 회수율이 가장 높고 신용대출이면 가장
낮다.

예를들어 예상부도율이 가장 낮으면서 신용대출을 받을 땐 신용가산금리가
0.05%포인트이다.

예상부도율이 가장 높으면서 담보를 제공할 땐 신용가산금리가 0.19%포인트
이다.

그러나 예상부도율이 높으면서 신용대출을 받으려고 할 경우엔 19.29%의
가산금리가 나온다.

이처럼 가산금리가 높게 나오는 업체나 개인에 대해선 지점장이 대출을
취급할 수 없게 된다.

새로운 제도가 전면 시행되면 국내 은행권의 대출관행도 신용도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 이성태 기자 ste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