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규제가 창출하는 새로운 틈새시장을 노려라"

EU(유럽연합)만큼 환경에 대한 규제를 까다롭게 하는 곳도 드물다.

환경마크 부착, 자동차 배기가스 감축, 오존층 파괴물질 사용제한 등 잇달아
제정되는 환경관련 조항은 우리 수출기업들에 큰 부담이 아닐수 없다.

그렇지만 생각을 조금만 돌려 환경친화적 제품을 만든다면 국내기업들이
수출을 늘릴수 있는 틈새시장은 얼마든지 있다.

우선 꼽을수 있는 품목이 건축용 PVC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EU는 지난해 11월 상수도 수질보호
수정지침을 채택, 수도관의 납함유 허용치를 대폭 강화했다.

이에따라 납을 조금이라도 함유한 수도관을 유럽에 수출하는 것은 불가능
하게 됐다.

그러나 이는 EU내 노후한 기존 수도관 교체수요를 발생시켜 PVC관 수요에
불을 당기고 있다.

유럽상수도보급자협회에 따르면 수도관 교체수요는 무려 4백7억달러에
달한다.

유연휘발유의 단계적 사용금지 조치도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내고 있다.

EU는 2000년부터 단계적으로 유연휘발위 사용을 금지할 예정인데 이 조치로
EU내 유연휘발유 차량 4천9백만대가 폐차되거나 무연휘발유를 사용할수
있도록 촉매장치를 교체해야 한다.

국내 자동차업체들이 수출을 늘릴수 있는 기회가 되는 셈이다.

재생용지도 수출을 늘릴수 있는 품목이다.

핀란드의 경우 휴지나 식탁용 냅킨 등은 1백% 재생용지를 사용하고 있으며
영국에선 신문용지의 46%가 재생용지다.

이밖에 전자파 차단 셔츠, 항박테리아나 항진드기 기능이 있는 항균성 의류,
자외선 차단 의류, 마를 원료로 한 직물섬유, 톱밥으로 만든 골프용 티(tee),
전분(녹말)으로 만든 컵 칫솔, 공기여과기 등도 수출유망품목으로 꼽힌다.

유럽 현지업체들은 이미 발빠르게 환경친화적 제품을 내놓아 재미를 보고
있다.

프랑스의 클레이유사는 아동용 자외선 차단 티셔츠를 개발해 인기를 끌고
있으며 독일 데구사사는 환경물질 배출을 절반으로 줄인 자동차용 촉매장치를
개발했다.

영국 폴라 펌프스사는 프레온가스 회수기를, 스콧 프로세스 테크놀로지사는
산업용 악취제거제를 상품화했으며 핀란드 크로스 랩사는 쓰레기 더미를
압축포장하는 밴딩머신을 내놓았다.

KOTRA 구아러시아부 정철 부장은 "세계 환경제품 시장은 2000년 3천억달러가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환경규제를 무역장벽으로 여기는 소극적
입장에서 탈피해 적극적으로 환경제품을 개발하고 수출상품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 강현철 기자 hckang@ >

[ EU의 환경규제 현황 ]

<> 환경마크 부착 : 세탁기, 식기세척기 등 14개 품목군
<> 에너지마크 부착 : 세탁기, 건조기 등 대상
<> 포장재 폐기물 : 중금속 함유량 6백ppm에서 2백50ppm(99.7월)으로 강화
<> 자동차 배기가스 : 2000,2005년 2단계로 나눠 오염물질 배출 한도 강화
<> 유독성 화학물질 : 2000년까지 3가지 중금속및 16가지 화학물질 배출금지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