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유가공업체인 서울우유조합이 납품업체로부터 뇌물을 받고 납품
가격을 높게 책정한 뒤 이를 우유값에 전가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 과정에서 최고경영진부터 말단직원까지 정기적으로 뇌물을 받았을뿐
아니라 내부적으로 상납까지 하는 등 비리복마전인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지검 특수2부(김인호부장검사)는 5일 서울우유조합 김상규(52) 생산
상무등 임직원 8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수재등) 혐의로 구속했다.

또 조합장 조광현(62.별건 구속중)씨등 4명을 뇌물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고
뇌물을 건넨 모광고사 부사장 채모(56)씨등 2명을 불구속입건하는 한편
전 경리과장 김재영(52)씨등 2명을 수배했다.

<>납품가격의 우유값 전가 =서울우유조합은 각종 물품을 납품하는 업체와
수의계약을 맺고 납품가를 높였다.

이 납품가는 결국 우유원가에 반영됐다.

검찰에 따르면 경쟁입찰보다 30% 가량 비싼 값에 납품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를 대가로 조합임원들이 뇌물을 받는 사이에 소비자들의 부담은 더욱
커졌다.

특히 물품값중 90%이상을 현금결제해줌으로써 비용절감의 기회를 외면하기
도 했다.

이는 축협중앙회 산하인 서울우유조합이 주인이 없는 회사였기에 가능했다.

직원들 사이에서도 검은 돈으로 한 몫 챙기려는 풍토가 만연해 있었다는
게 검찰 설명이다.

검찰은 시장점유율이 30%에 이르는 서울우유조합의 책정가격은 다른 업체의
기준가격이 돼왔다며 이같은 비리구조는 결국 소비자부담으로 전가됐다고
밝혔다.

<>구조화된 비리구조 =서울우유조합 전현직 임직원은 모두 12명이다.

조합장과 전현직 임원은 물론 부장 과장 말단 대리까지 비리를 저질렀다.

또 이렇게 챙긴 돈의 일부는 "윗선"으로 상납하는 비리구조가 관행화돼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승진과 관련한 뇌물도 있었다.

조합장 조씨는 생산상무 김모(52.구속)씨로부터 승진의 대가로 3천1백
만원을 상납받았으며 김씨도 자신의 감독하에 있는 영업소 지점장들로부터
1천5백여만원을 받아 챙겼다.

또 전무 신모(55.구속)씨와 관리상무 안모(54.구속)씨 등도 부하직원
들로부터 4천4백만~1천1백만원을 정기 상납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심지어 물자구매를 담당하던 김모대리(49)는 협력업체로부터 1천7백여만원
을 챙기고 3천3백여만원을 상납한 것으로 드러났다.

축협중앙회 소속의 서울우유조합은 작년 하루 판매량만 6백27만5천여개로
시장점유율이 30%에 달한다.

가입낙농가 4천2백72명(전국 낙농가의 27%)에 협력업체만 5백여개사에
이른다.

검찰은 돈을 받은 간부 전원을 사법처리할 경우 경영이 불가능할 정도로
비리가 만연돼 수수금액이 1천5백만원 이상인 자에 한해 구속시켰다고
밝혔다.

< 이심기 기자 sgl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