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어업협정 발효이후 일본해역에서 조업하던 우리어선들이 연근해로
몰려들면서 좁아진 어장을 둘러싼 어민들간의 다툼이 심화되고 있다.

4일 해양수산부와 어민단체에 따르면 최근들어 외끌이 어선과 소형기선
저인망 어선들은 어민들의 "자기구역 지키기"로 인해 갈곳을 잃고 헤매고
있다.

외끌이 어선들은 할당받은 제주도 근해에서 어획이 부진하자 조업이 금지된
1백28도 동쪽 수역으로 진출을 시도하고 있으나 해당수역 어민들의 반발로
조업을 못하고 있다.

종전에는 60t이상의 외꿀이어선은 동경1백28도 동쪽에서 조업이 금지됐었으
나 사실상 해당수역 어민의 묵인 아래 입어해왔다.

지난해의 경우 외끌이 전체 어획고의 47%인 99억4천3백만t을 동경1백28도
동쪽 수역에서 올렸다.

그러나 새 한.일어협이 발효되면서 사정은 달라졌다.

일본수역에 갈 수 없게 된 울산 방어진 앞바다 등지의 중형기선저인망 어민
들은 "자기 몫" 지키기에 나섰다.

중형기선저인망 단체들은 지난 17일 외끌이 어선에 대한 해경의 강력한
단속을 요구하면서 시위를 벌였다.

또 23일에도 외끌이 어선들이 진입하지 못하도록 어장을 봉쇄를 단행했다.

현재 이 수역에는 어업지도선 1척이 상주, 외끌이 어선을 감시하고 있으며
어민들의 신고가 있을 경우 해경청 계비함과 2~3척의 지도선이 추가로 투입
돼 계도에 나서고 있다.

소형기선저인망(일명 고데구리)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총 1천여척에 달하는 이들 고데구리는 어린 물고기까지 잡는다는 이유로
불법어업으로 규정됐으나 그동안 암묵적으로 조업이 허용됐다.

그러나 최근에는 자기 어장에서의 불법조업을 더이상 방치 하지 않겠다는
타업종 어민들의 반대에 부딪쳐 갈 곳을 잃고 있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궁지에 몰린 불법조업 어민들은 어업지도선의 단속에
정면 대항, 흉기를 휘두르거나 단체로 해상시위를 벌이는 등 사태는 더욱
악화되고 있다.

해양부관계자는 "일본 수역에서 불법 조업하던 어선들이 일본해역에 들어갈
수 없게되자 근해로 몰리면서 우리 어민들간에 마찰이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 장유택 기자 changy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