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내 수도권 의원들이 3.30 재.보선 패배에 대한 당 지도부 인책론을
제기한데 대해 이회창 총재의 주류측 인사들이 강력히 대응하고 나서 당내
갈등이 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주류측의 움직임에 맞서 당개혁을 주장하는 의원들도 세규합에 나서고 있어
귀축가 주목된다.

2일 당사에서 열린 당무회의에서는 최근 초.재선 의원들의 당 지도부 비판
발언에 대한 주류측의 성토가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석자는 "구로을에 조은희 후보를 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희망
연대"소속 의원들이었다"며 "그런데 선거가 끝난지 하루도 안돼 자신들이
앞장선 공천에 문제가 있었다고 비판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또 장경우 후보와 관련해서도 "부총재와 여러인사들에게 선거에 출마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아무도 나서지 않아 장 의원이 살신성인 한 것"이라며
"그같은 상황을 무시한채 공천 과정의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당직자회의에서는 특히 희망연대에 대해 "희망연대는 30명밖에 안되는
대표성 없는 조직인데 어떻게 개혁을 마치 자신들의 전유물처럼 독점할 수
있는가"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일 당 정풍운동의 필요성을 세차게 주장했던 김홍신 의원을 비롯한
초재선 의원들은 당 개혁을 통한 정체성 확립이 절실하다고 판단하고 독자
적인 세규합에 나서고 있다.

김 의원은 "희망연대와 초선의원 모임인 미래정치연구회 회원 중 수도권
출신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별도의 모임 결성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10여명의 의원들로 출발할 예정인 이 모임은 내년 총선에 대한 위기감을
느끼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동조하는 의원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회창 총재는 당초 5월경 발표할 예정이었던 당개혁 프로그램인
"21세기 플랜"을 오는 14일 성균관대 강연회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21세기 플랜에는 당개혁을 위해 경륜있는 신진인사를 영입하는 등의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 김용준 기자 juny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