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자고향래
응지고향사
내일기창전
한매착화미

그대 고향에서 오셨으니,
응당 고향의 일 아시리이다.
떠나 오시던 날 우리집 비단창문 앞,
한매 꽃망울이 맺혔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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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왕유가 엮은 잡시 3수 가운데 한 수이다.

고향을 떠난지 오래 된 사람이 객지에서 고향 사람을 만나면 우선 반갑고
또 그에게 물어보고 싶은 일들도 많게 마련이다.

그런데 왕유는 다른 이야기 다 제쳐 두고 먼저 매화 소식을 묻고 있다.

그만큼 시인의 사람됨이 깨끗하고 그의 마음이 또한 맑음을 엿볼 수 있다.

< 이병한 서울대 명예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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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림 : 지난 1년동안 독자 여러분의 사랑을 받았던 ''온고지신''에 이어
1일부터는 옛사람들이 남긴 한시속에서 삶의 향기를 찾아보는 ''한시사계''를
연재합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