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과 구로을 재.보선 패배로 한나라당이 어수선하다.

공천과정부터 선거운동 기간 전과정에 걸쳐 일었던 잡음이 31일 당무회의
석상에서 일부 의원들의 입을 통해 공식적으로 제기됐다.

이 총재는 이날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당무위원들이 헌신적으로
애써준데 대해 감사한다"고 말했다.

또 "이번 재보선에서 우리당이 얻은 표는 공동여당이 얻은 표보다 많았다"며
선거결과를 애써 긍정적으로 평가하려 했다.

선거패배에 대한 책임론을 미리 제압하기 위한 것이었다.

박종웅 의원은 그러나 부총재단의 부정선거 규탄 기자회견과 관련, "대통령
과 자민련 총재가 책임져야 할 만큼 부정선거가 심각했다면 총재가 직접
회견을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이 총재의 미온적 대응을 문제삼았다.

비공개 회의에서도 박 의원은 "선거운동 과정에서 여권의 실책과 독선을
이슈화하는데 실패한 것이 실책"이라며 지도부의 각성을 촉구했다.

구로을 선거를 담당했던 박명환 의원은 "선거 중반이후 이신행 전의원을
언급하지 않았음에도 이신행=기아사태=환란으로 이어지는 유권자들의 의식을
넘어설 수 없었다"며 공천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최병렬 부총재와 서청원 강삼재 강재섭 전사무총장은 이날 회의에 불참했고
김덕룡 부총재도 회의도중 자리를 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선거에서 패배한 한 후보 진영에서도 중앙당의 편파적인 지원과 관련, 이
총재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상당히 높은 것으로 알려져 선거패배를 둘러싼
한나라당내 갈등은 쉽게 치유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김용준 기자 juny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