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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8년 충남 공주 출생
<> 공주사대 부속고등학교 고려대 경영학과 졸
<> 75년 동양종합금융 입사
<> 82년 신한종합금융 기업금융.영업.총무.기획부장
<> 91년 삼천리기술투자 상무, 삼천리기계 전무, 삼천리주택 전무
<> 95년 신신상호신용금고 상무, 전무, 사장
<> 부인 김소각 여사와 1남1녀
<> 취미는 바둑과 골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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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신사동 신신상호신용금고 강남지점 앞에는 항상 개인택시
대여섯대가 줄지어 서있다.

신신금고가 개인택시 기사들에게 대출을 해준다는 소문이 나면서부터 생긴
풍경이다.

이 금고 강태환(52) 사장은 이달초 개인택시 면허담보 대출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면허가 있는 사람이면 신용불량자라도 1천만원까지 대출하겠다는 것이었다.

택시기사들의 반응은 대단했다.

첫 광고가 나간 지 20여일이 지난 지금 1백50여명이 14억여원을 빌려 갔다.

지금 추세대로라면 올 연말까지 2백억원은 너끈히 대출할 수 있을 전망이다.

강 사장은 지난 1월 보험영업을 하는 친구와 저녁식사를 하다가 이런
대출을 생각해 냈다.

"개인택시 기사들의 신용도가 괜찮다는 말에 귀가 번쩍 뜨이는 것
같았습니다"

사실 강사장은 대출해줄 곳이 없어서 걱정이었다.

은행들이 소비자 금융을 확대하면서 금고에서 대출받던 고객들을 모조리
쓸어가다시피했다.

이러니 신용금고는 대출고객이 없어 수백억원씩을 놀리고 있었다.

개인택시 기사들이 서울지역에만 4만명 이상 있으니 이들에게 1백만원씩만
대출해도 여유자금을 소화하고 남을 것이란게 강사장의 계산이다.

강 사장은 개인택시 기사들의 재산목록 1호가 영업면허라는 점에 주목했다.

영업면허는 시중에서 4천만~5천만원에 거래되고 있었기에 환금성도 충분
했다.

이걸 담보로 잡을수만 있다면 정말 안전한 대출상품을 만들 수 있다는게
강사장이 내린 결론.

법률적인 검토를 거쳐 2개월여만에 베스트드라이버스 대출이라는 신종
금융상품을 세상에 선보였다.

강 사장은 신용금고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틈새시장을 노려야 한다고 생각
한다.

1금융권의 금융서비스에서 소외돼 있으면서도 신용도는 괜찮은 서민들을
집중공략해야 한다는 게 그의 경영철학이다.

그래서 아는 사람에게서 예금을 끌어온 직원보다는 새로운 예금.대출상품을
만들어낸 직원들을 더 좋아한다.

수익을 서민들에게 환원하는 일에도 열심이다.

베스트드라이버스 대출을 이용하는 사람에게는 6개월마다 한 번씩 가스
충전권을 선물로 주고 추첨을 통해 고급승용차도 줄 계획이다.

강남지점에 개인택시기사들의 모임방을 만들고 민원업무도 대행해 줄 예정
이다.

이자를 꼬박꼬박 내는 사람에겐 매년 금리도 1%포인트씩 깎아주겠다고
약속했다.

강 사장은 신용금고가 욕심을 크게 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네가지 원칙이 있다.

주식에는 절대 투자하지 않는다.

너무 위험하기 때문이다.

지방에 있는 부동산은 담보로 인정해 주지 않는다.

그 부동산에 대해 완벽한 정보를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동일인 여신한도를 법정기준(40억원)의 절반수준인 25억원으로 내려 잡았다.

대규모 대출에는 대규모 부실이 따른다는 생각에서다.

융통어음은 절대로 할인하지 않고 진성어음만 다룬다.

이런 "안전경영" 원칙은 IMF체제가 닥치면서 결실을 맺었다.

진로 한보 등 수많은 대기업이 무너졌지만 신신금고는 한 푼도 물리지
않았다.

대부분 금융기관이 적자를 냈던 작년 6월말 결산에서는 43억원의 흑자를
기록해 전국 2백30여개 신용금고중 흑자규모 1위에 올랐다.

모기업인 신한종합금융이 퇴출되는 와중에 이뤄낸 성과다.

강 사장은 신신금고를 소규모 지역은행으로 바꿔 놓고 퇴직하겠다는 꿈을
갖고 있다.

최근 개통한 인터넷 홈페이지의 주소에 "bank"자를 넣어 둔 것도 이런
의미다(www.ssbank.co.kr).

한국종합금융이 하나은행으로 전환할 수 있었던 것은 한국종금이 우량했기
때문이란다.

그는 신용금고가 지역은행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기회가 올 것이라며 그 때를
기다리며 신신금고를 우량한 금고로 더욱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 김인식 기자 sskis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