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선아 < 플러스 정보 대표 >

서울 송파구 신천동에 있는 13평짜리 시영아파트.

이 아파트의 2평 남짓한 작은 방에서 한달에 1천만원의 돈벌이를 한다면
믿길까.

이곳은 천선아(34) 플러스정보 대표의 사무실이자 집이다.

천씨는 평범한 주부이면서도 PC통신 IP(정보제공)사업을 하는 소호(SOHO)
창업자다.

천씨가 운영하는 사이트는 네티즌들로 북적댄다.

그렇다고 천씨가 특별한 전문기술이나 자격증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천씨는 지금 일곱살이 된 아들과 두살 난 딸의 엄마다.

대학졸업후 모그룹 사외보의 르포라이터를 시작했었다.

또 각종 여성지에 글을 써왔다.

그동안 인터뷰 세태르포 생활정보 육아정보 등을 취재해 월간지에 기고한게
천씨의 "보이지 않는 재산"이 됐다.

"한달에 많으면 2백자 원고지 5백~7백장 분량을 썼다"고 그는 말했다.

그 덕분에 많은 주부들을 만났다.

주부의 고민이 무엇인지도 잘 알게 됐다.

어느 정도 경력이 붙자 주부들을 위한 책을 펴내려 했다.

그러나 IMF사태가 터져 포기했다.

방향을 돌려 IP사업을 하기로 마음 먹었다.

몇 년전부터 활동하던 PC통신 동호회 회원들의 도움을 받았다.

98년 9월 처음 시작한 IP는 "부부갈등클리닉(go bbsos)"이다.

하이텔 유니텔 천리안 나우누리에 정보서비스를 시작했다.

창업비용이라곤 2백50만원짜리 펜티엄II급 컴퓨터 1대를 구입한게 전부였다.

그동안 만났던 가정법률상담소 임승현비뇨기과와 정보원 계약을 맺었다.

산부인과 의사인 조정현 영동제일병원 부원장에겐 네티즌의 고민을 직접
상담해 주도록 부탁했다.

유료사이트를 연지 한 달이 됐을까.

천씨는 자신도 놀랐다.

4대 PC통신사로부터 받은 수입은 모두 합쳐 1천만원에 달했다.

주변에서는 천씨를 "천사"라 불렀다.

4대 PC통신으로부터 월1천만원을 받는 IP의 꿈을 이룬 것이다.

지금은 첫 달보다 못하지만 월 5백만원이상은 번다고 그는 귀띔한다.

천씨는 또 주부를 상대로 한 "프로주부의 성공스쿨(go pjubu)"을 열었다.

여기서도 적지 않은 수입이 나온다.

올해 초엔 유치원 및 초등학생들을 위한 "쑥쑥!조기/재능교육(go SUKSUK)"과
"아하!창의력(go AHHA)"이라는 서비스도 시작했다.

천씨는 자신의 성공비결을 자신감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때로는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는 도도함에 사로잡히기도 하면서
"진인사대천명" 한다는 자세로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엄마와 아내 자유기고가 IP사업자라는 1인4역을 해내는데는 남편의 도움이
컸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천씨는 앞으로 "사이버주부대학"을 열어 주부들의 세상을 더 넓게
펴나가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 최명수 기자 mesa@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