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막내리는 조직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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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정부조직개편이 막을 내리고 있다.
46억원이나 되는 제작비를 들이고 DJ JP등 유명한 스타들을 주연으로
캐스팅했지만 막상 연극은 졸작이었다.
21세기에 걸맞는 대작품을 내놓겠다는 광고에 걸작을 기대했던 관객들은
입장료를 내놓으라며 아우성을 칠 판이다.
관객들이 흥분하는 것은 연극자체 때문이라기 보다도 주연배우인 여당과
정부의 태도다.
배우들이 애초부터 연극에 뜻이 없었던 점이 관객들을 흥분시키는 이유다.
물론 정부조직을 무조건 통폐합시키는게 능사는 아니다.
국가의 대계를 바라보면서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그러나 이번 정부조직개편안을 보면 선거를 의식한 여당의 몸사리기만이
보일뿐 어떤 비전도 찾아보기 어렵다.
과학기술부의 경우 국가과학기술위원회로 개편하는 안은 막판에 보류됐다.
과학기술부의 공무원을 만나보면 이 방안이 과학기술의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찬동하는 이들도 꽤 있다.
그러나 과학기술의 경시로 받아들여질까하는 막연한 우려가 보류의
결정적인 이유가 됐다.
기획예산부 대신에 기획예산처를 선택한 데에는 부를 늘리지 않으려는
잔꾀도 가미됐다.
더구나 정부가 운영시스템개선이 이번 조직개편의 핵심이라며 그 대표
작품으로 내세운 개방형임용제도도 형체를 알수없이 변질됐다.
결원이 생길때마다 계약직으로 채용하겠다는 것은 사실상 하고 싶으면 하고
싫으면 관두겠다는 얘기나 다름없다.
선거를 앞두고 오로지 공무원들의 반발을 의식한 결과다.
당정협의과정에서는 "공무원이 등지면 어떻게 선거를 치르느냐"며 노골적
으로 얘기하는 의원도 있었다고 한다.
개편안 작업을 맡았던 기획예산위원회 관계자들은 "선거를 앞두고 조직개편
을 하겠다고 나설때부터 의심스러웠다"고 토로한다.
어쨌든 정부조직개편의 막은 내려지고 있다.
막을 내린 뒤가 더 문제다.
경제위기를 극복했다는 찬사를 받던 유명배우들이 예전과 같은 인기를 누릴
수 있을지 의문이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정부조직개편의 후퇴를 시발로 정부개혁이 퇴색하고
금융기관과 기업들도 개혁을 이미 지나간 일로 치부해버릴까 하는 점이다.
배우의 인기야 어차피 순간이지만 정부여당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국가의
운명과 연결돼 있다는 점을 되새겨 볼 때다.
< 유병연 경제부 기자 yooby@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4일자 ).
46억원이나 되는 제작비를 들이고 DJ JP등 유명한 스타들을 주연으로
캐스팅했지만 막상 연극은 졸작이었다.
21세기에 걸맞는 대작품을 내놓겠다는 광고에 걸작을 기대했던 관객들은
입장료를 내놓으라며 아우성을 칠 판이다.
관객들이 흥분하는 것은 연극자체 때문이라기 보다도 주연배우인 여당과
정부의 태도다.
배우들이 애초부터 연극에 뜻이 없었던 점이 관객들을 흥분시키는 이유다.
물론 정부조직을 무조건 통폐합시키는게 능사는 아니다.
국가의 대계를 바라보면서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그러나 이번 정부조직개편안을 보면 선거를 의식한 여당의 몸사리기만이
보일뿐 어떤 비전도 찾아보기 어렵다.
과학기술부의 경우 국가과학기술위원회로 개편하는 안은 막판에 보류됐다.
과학기술부의 공무원을 만나보면 이 방안이 과학기술의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찬동하는 이들도 꽤 있다.
그러나 과학기술의 경시로 받아들여질까하는 막연한 우려가 보류의
결정적인 이유가 됐다.
기획예산부 대신에 기획예산처를 선택한 데에는 부를 늘리지 않으려는
잔꾀도 가미됐다.
더구나 정부가 운영시스템개선이 이번 조직개편의 핵심이라며 그 대표
작품으로 내세운 개방형임용제도도 형체를 알수없이 변질됐다.
결원이 생길때마다 계약직으로 채용하겠다는 것은 사실상 하고 싶으면 하고
싫으면 관두겠다는 얘기나 다름없다.
선거를 앞두고 오로지 공무원들의 반발을 의식한 결과다.
당정협의과정에서는 "공무원이 등지면 어떻게 선거를 치르느냐"며 노골적
으로 얘기하는 의원도 있었다고 한다.
개편안 작업을 맡았던 기획예산위원회 관계자들은 "선거를 앞두고 조직개편
을 하겠다고 나설때부터 의심스러웠다"고 토로한다.
어쨌든 정부조직개편의 막은 내려지고 있다.
막을 내린 뒤가 더 문제다.
경제위기를 극복했다는 찬사를 받던 유명배우들이 예전과 같은 인기를 누릴
수 있을지 의문이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정부조직개편의 후퇴를 시발로 정부개혁이 퇴색하고
금융기관과 기업들도 개혁을 이미 지나간 일로 치부해버릴까 하는 점이다.
배우의 인기야 어차피 순간이지만 정부여당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국가의
운명과 연결돼 있다는 점을 되새겨 볼 때다.
< 유병연 경제부 기자 yooby@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