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홍 < LG전자 대표이사 johkoo@lge.co.kr >

인터넷에서의 전자상거래가 기업 마케팅에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고객을 유치하는 방식에 획기적인 변화가 생기면서 고객의 지위가 과거와는
천양지차로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전자상거래는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고 구입하는 초보적인
단계였다.

방법만 홈쇼핑 방식으로 바뀌었을 뿐 고객이 백화점으로 찾아와 상품을
구입하는 것과 크게 다를 바 없었던 것이다.

이때의 고객은 전체 고객집단 가운데 한 사람에 불과했다.

한 사람의 고객을 위해서가 아니라 전체 고객집단을 대상으로 마케팅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자상거래가 아주 빠른 속도로 "one to one (1대1)마케팅"
방식으로 진보하면서 한 사람 한 사람의 고객 모두가 "고객으로서의 존엄성"
을 회복하고 있다.

1대1마케팅이란 각각의 고객특성을 파악하고 그에 맞춰 개인별로 차별화된
서비스와 혜택을 제공하는 일종의 맞춤형 마케팅을 말한다.

맞춤형 서비스가 가능해짐으로써 고객은 집단중 한 사람이 아니라 독립된
한 사람의 고객이 된 것이다.

예를 들어 꽃을 자주 구입하는 고객이 있다면 신용카드회사로부터 자신이
사는 동네의 꽃집에 관한 정보와 함께 자신만이 받을 수 있는 특별한 서비스
를 제공받을 수 있게 된다.

고객의 신용카드 사용내역을 분석한 회사측에서 고객이 필요로 하는 정보와
혜택을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항공기를 탑승하는 고객은 사전에 아무런 요청을 해두지 않아도 자신이
선호하는 좌석이나 음식을 제공받을 수 있다.

또 가전제품을 사용하는 고객도 일정한 시점에서 자신이 꼭 필요로 하는
다양한 정보와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이같은 사례들은 고객이 하나의 집단으로 취급되던 시대가 지났음을
보여준다.

개개인의 고객이 자신만의 특별한 서비스를 받는 시대가 됐다는 것이다.

전자상거래가 확대되면서 개인의 가치가 존중되고 생활의 유익함이 더
커지고 있다.

그것은 우리가 가고자 하는 디지털세계의 모습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