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분이 지나자 낮 길이가 밤 길이보다 길어졌다.

양의 기운이 음의 기운을 누르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음의 기운은 쉽게 물러서지 않는다.

아침 저녁으론 얼음을 얼리는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린다.

그런 꽃샘추위도 터져나오는 꽃봉우리를 막지 못한다.

다만 꽃샘 추위에 시달리는 꽃봉우리가 외로울 따름이다.

춘분절로 일본증시가 휴식을 취하자 길동무를 잃은 한국증시도 외로움을
탔다.

시중금리가 뚝뚝 떨어지자 기세를 올렸지만 빅딜과정에서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리자 금새 외로움을 타고 만다.

시중자금은 넘쳐 흐르지만 경기상황은 녹녹치 않음을 주가도 알고 있다.

< 허정구 기자 huhu@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