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출신 은행원이 은행의 대출비리를 주제로 한 소설을 출간해 화제.

"부도"(도서출판 감자)라는 제목의 이 소설을 쓴 저자는 대동은행 본점 검
사역 출신으로 지난해 8월 퇴직한 서동진(38.경북 대구시 달서구 월성동)씨.

소설은 중소기업들이 대출 받기 위해 은행원들에게 커미션을 제공하는 등
대출비리를 둘러싸고 기업과 은행원사이에 실제로 벌어진 실화를 바탕으로
전개된다.

건전한 중소기업 사장이 신용대출을 받지 못해 부도를 맞아 고통을 겪는 반
면 은행지점장은 부정대출을 해줬다가 문제가 발생하자 책임을 말단 직원에
게 떠넘기는 과정이 상세하게 그려진다.

은행의 대출비리가 기업과 은행의 "동반부실"을 가져왔으며 결국 IMF관리체
제직후 기업의 대거 부도사태와 부실은행들의 퇴출이라는 비극을 낳게 한 주
범이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은행과 중소기업은 힘의 논리만이 작용할 뿐입니다. 어음결제 마감시간까
지 발을 동동 구르다가 결국 대출을 받지 못해 쓰러져가는 중소기업들의 고
통을 고발하고 싶었습니다"

한편 지난해 퇴출후 교통사고로 병원에 입원하는 등 경제적. 육체적 어려움
속에서 책을 낸 저자는 다시 금융인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소망을 감추지 않
았다.

< 정종호 기자 rumba@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