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비상임이사 목소리 커졌다' .. 이견땐 투표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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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비상임이사들이 발언권을 높이고 있다.
은행 이사회 구성원인 이들은 종전에 주요 안건에 대해 "거수기" 노릇만
했으나 요즘은 "이사로서 할 말은 하겠다"는 자세로 바뀌고 있다.
은행들도 비상임이사들이 역할을 강화할 수 있도록 제도등을 정비하고 있다.
지난 18일 열린 조흥은행 이사회가 대표적인 사례다.
은행측은 이사회가 당초 1시간가량 걸릴 것으로 봤으나 무려 3시간30분이나
소요됐다.
이사회에 참석했던 은행 관계자는 "비상임이사들이 종전과 달리 설명만
듣고 끄덕끄덕 하는게 아니라 아주 세밀한 부분까지 파고드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비상임이사인 지동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은행측의 일방적인 발표로
이사회가 진행되선 안된다"며 "이사들간에 의견이 엇갈릴 경우엔 투표까지
가자"는 주장도 했다는 것이다.
또 다른 비상임이사들도 "주가가치를 최고로 만들겠다고 하는데 과연
실현가능성이 있느냐" "사업부제 시행에 따른 문제점이 뭐냐"는 등의 예민한
질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높아진 비상임이사들의 위상을 반영,이날 이사회에선 비상임이사들
이 과반수를 모으면 독자적으로 이사회 소집을 요구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바꾸기도 했다.
국민은행의 경우 비상임이사들이 여신제도 개선과 관련, 구체적인 아이디어
를 은행에 내기도 했다.
김인기 중앙대 교수와 김지홍 한양대 교수 등의 활동이 두드러진다.
이들은 은행을 착실하게 거래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담보를 요구하는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은행에 충고했다고 한 관계자는 말했다.
예를들어 대출받은지 2~3년 지난 상태에서 연체일수가 10일 이내라면 신용
대출해 줘다고 괜찮다고 이들은 지적했다.
이에 대해 송달호 행장은 비상임이사들의 건의를 가능하면 수용하라고
실무진들에 지시하기도 했다.
국민은행은 비상임이사들의 의견을 은행경영에 반영키 위해 20일부터 이틀
동안 일산연수원에서 비상임이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워크숍을 연다.
외환은행 비상임이사인 김상경 한국국제금융연수원장은 "업무현황을 자료로
보내 오길래 아예 회의를 소집해 설명해 달라고 은행측에 요구했다"고
말했다.
비상임이사들이 주어진 일을 다하기 위해 은행경영에 적극 개입하고 있는
것이다.
< 이성태 기자 ste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0일자 ).
은행 이사회 구성원인 이들은 종전에 주요 안건에 대해 "거수기" 노릇만
했으나 요즘은 "이사로서 할 말은 하겠다"는 자세로 바뀌고 있다.
은행들도 비상임이사들이 역할을 강화할 수 있도록 제도등을 정비하고 있다.
지난 18일 열린 조흥은행 이사회가 대표적인 사례다.
은행측은 이사회가 당초 1시간가량 걸릴 것으로 봤으나 무려 3시간30분이나
소요됐다.
이사회에 참석했던 은행 관계자는 "비상임이사들이 종전과 달리 설명만
듣고 끄덕끄덕 하는게 아니라 아주 세밀한 부분까지 파고드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비상임이사인 지동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은행측의 일방적인 발표로
이사회가 진행되선 안된다"며 "이사들간에 의견이 엇갈릴 경우엔 투표까지
가자"는 주장도 했다는 것이다.
또 다른 비상임이사들도 "주가가치를 최고로 만들겠다고 하는데 과연
실현가능성이 있느냐" "사업부제 시행에 따른 문제점이 뭐냐"는 등의 예민한
질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높아진 비상임이사들의 위상을 반영,이날 이사회에선 비상임이사들
이 과반수를 모으면 독자적으로 이사회 소집을 요구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바꾸기도 했다.
국민은행의 경우 비상임이사들이 여신제도 개선과 관련, 구체적인 아이디어
를 은행에 내기도 했다.
김인기 중앙대 교수와 김지홍 한양대 교수 등의 활동이 두드러진다.
이들은 은행을 착실하게 거래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담보를 요구하는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은행에 충고했다고 한 관계자는 말했다.
예를들어 대출받은지 2~3년 지난 상태에서 연체일수가 10일 이내라면 신용
대출해 줘다고 괜찮다고 이들은 지적했다.
이에 대해 송달호 행장은 비상임이사들의 건의를 가능하면 수용하라고
실무진들에 지시하기도 했다.
국민은행은 비상임이사들의 의견을 은행경영에 반영키 위해 20일부터 이틀
동안 일산연수원에서 비상임이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워크숍을 연다.
외환은행 비상임이사인 김상경 한국국제금융연수원장은 "업무현황을 자료로
보내 오길래 아예 회의를 소집해 설명해 달라고 은행측에 요구했다"고
말했다.
비상임이사들이 주어진 일을 다하기 위해 은행경영에 적극 개입하고 있는
것이다.
< 이성태 기자 ste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