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중반의 김씨는 고등학교때부터 잦은 복통 설사로 고생해 왔다.

아침에 일어나면 복통이 심해 곧바로 화장실에 간다.

배변후에는 복통이 호전되지만 아침 식사후에는 다시 배가 살살 아파 또
화장실을 찾는다.

이렇게 하루에도 몇번씩 화장실을 들락날락하지만 변이 시원하게 나오는
적은 별로 없다.

특히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받으면 전날 술을 마시면 배변횟수가 는다.

그러다가 오후에는 이런 증상이 가라앉곤 한다.

이같은 증세가 바로 과민성 대장증후군이다.

우리나라 성인의 15%정도가 이러한 병에 걸려 있다.

남자보다 여성쪽에 2.5배나 많이 나타난다.

성격적으로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람일수록 더 잘 걸린다.

꼼꼼하고 소심한 사람,위장이 약한 사람들은 이 질환에 걸릴 확률이 크다.

그런데도 이 질환은 여러가지 검사를 해보아도 잘 나타나지 않는다.

검사를 하더라도 염증 종양 등 특별한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다.

겉으로 드러나는 뚜렷한 원인없이 복통 설사 복부팽만감 등이 생기니 환자
로선 갑갑한 일.

그래서 의학자들은 대장의 운동성 과민성 감각이상, 스트레스나 심리적
요인이 중요한 발병원인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을 뿐이다.

증상이나 통증의 강도는 매우 다양하다.

산발적으로 생기는 복통은 대개 배변후 사라지는데 어떤 환자는 지속적인
복통을 호소한다.

이런 경우에는 치료가 더욱 힘들어진다.

복부팽만감이 심할 경우 허리띠를 끌러야 할 정도지만 컴퓨터단층촬영(CT)
하면 가스가 찬 것으로 나타나지 않는다.

배변빈도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설사하는 경우가 있는가하면 1주일에 3번
정도밖에 안되는 변비증상도 있다.

때로는 토끼똥 같은 변을 하루에도 몇번씩 보기도 한다.

남자는 주로 물같은 무른 변을 자주 보고 여자는 설사와 변비, 설사와
복통이 반복되는 경향을 띤다.

이밖에 구역질 현기증 빈뇨 요통 성교시불쾌증 등이 동반된다.

과민성대장증후군환자는 증상만으로 쉽게 진단된다.

보통 식사요법과 약물요법으로 치료한다.

전혀 호전이 없을 경우 대변잠혈검사(대변에 보이지 않는 미량의 피가 섞여
있는지 확인) 대변균배양검사 유당내성검사 대장점막조직검사를 해봐야 한다.

45세 이상인 사람이 과민성대장증후군과 같은 증상을 보이면 대장조영술이나
대장내시경검사를 해봐야 한다.

암일 위험성도 있기 때문이다.

가족중에 대장 유방 난소 자궁에 암이 생긴 환자가 있거나 원인 모르게
체중이 줄면서 전신쇠약감이 들 경우도 마찬가지다.

식사요법은 섬유소가 많은 채소를 많이 먹고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는게
핵심이다.

섬유소중에도 김치 콩나물처럼 배속에 들어가도 물을 흡수하지 못하는 것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밀기울 차전차피처럼 함수성 높은 정제된 섬유소가 좋다.

양상추 당근 오이 현미 배 귤 사과 수박 딸기 율무 보리 등의 섬유소도
무방하다.

단 과당이 지나치게 많이 함유된 과일은 개인에 따라 증상을 악화시킬수
있다.

카레 고추 겨자 생강 커피 탄산음료 조미료가 많이 들어간 음식은 줄여
먹어야 한다.

술 담배 억시 절제하는게 좋다.

우유나 유제품을 먹어 증상이 심해지는 사람은 유당을 분해시키는 능력이
있는지 유당내성검사를 해봐서 해당되면 먹지 않도록 한다.

약물치료시에는 증상과 차도에 따라 다양한 약이 투여된다.

장관 또는 항문에 과도한 수축이나 경련이 있으면 메베베린 디사이클로민
같은 진경제를 투여한다.

자주 무른변을 보는 설사에는 로페라미드나 디펜옥실레이트 같은 지사제가
처방된다.

이상의 약이 효과가 없고 심리적 문제가 많이 개입돼있는 경우에는 삼환계
항우울제를 쓴다.

< 정종호 기자 rumba@ >

[ 도움말 : 심찬섭 순천향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양석균 울산대 서울중앙병원 교수 ]

[ 기질적 위장관 질환과 과민성대장증후군의 증상비교 ]

<> 복통/복부 불쾌감 - 과민성 대장증후군/궤양성 대장염/크론씨병/
위 장관게실/대장암
<> 대변 횟수의 변화 - "
<> 대변 모양의 변화 - "
<> 불완전 배변감 및 급격한 변을 보고 싶어함 - 과민성 대장증후군/
궤양성 대장염/대장암
<> 대변에 점액질이 포함 - 과민성 대장증후군
<> 복부 팽만감 - 과민성 대장증후군/궤양성 대장염/대장암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