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들을 잡아야 성공이 보인다"

아시아에서는 세제나 치약 등 잡화를 살 때 주부보다 남편이 품목을
결정하는 데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시아시장을 공략하려는 잡화메이커들은 가정주부보다 남성을 주타깃으로
삼아야 사업에 성공할 수 있다는 얘기다.

홍콩의 시장조사회사인 아시아마켓인텔리전스(AMI)가 최근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말레이시아의 경우 조사대상 가정중 47%가 남편이 제품을 결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국가중 남편의 영향력이 가장 컸다.

싱가포르와 상하이에서도 40% 이상이 남편의 결정에 따라 제품을 구매한다.

아시아 전체로는 남편이 상품을 정하는 가정이 31%나 됐다.

이는 미국 등 서구가정(10%)보다 3배이상 높은 것이다.

이처럼 아시아 남편들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세계적인 잡화 메이커들은
지금까지의 여성위주의 마케팅 전략에 손질을 가하기 시작했다.

말레이시아의 유니레버는 "아시아 마케팅에서 성의 중요성이 사라지고 있다"
며 "따라서 성별보다는 연령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제 메이커들도 지금까지는 가정주부들이 가장 중요시하는 세척력을
알리는 데 주력했지만 이제는 생각을 바꾸기 시작했다.

세탁을 잘하지 않은 남성들은 세척력보다는 브랜드명에 이끌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이들을 상대로 브랜드 알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AMI의 관계자는 "가족들과 함께 쇼핑에 나서는 가장들이 늘어나면서 이들이
새로운 고객층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이들을 어떻게 공략하느냐에 따라
사업 성패가 결정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 김수찬 기자 ksc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