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결산 상장법인들이 경기침체와 은행권의 적자확대로 사상
최대규모의 적자를 냈다.

지난 97년에 이어 2년 연속 적자행진이다.

그러나 포항제철은 1조1천2백28억원, 한전은 1조1천17억원의 순이익을
각각 기록해 사상최대규모의 흑자를 나타냈다.

매출액순위에서는 3위였던 (주)대우가 삼성물산을 밀어내고 1위자리에
올랐다.

15일 증권거래소는 5백87개 12월결산 상장사중 정기주총 2주전까지
경영참고사항을 제출한 4백59개사를 분석한 결과 이들 상장사들이 지난
해 12조1천4백64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액은 4백75조7천6백54억원으로 14.7%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적자규모는 지난 97년 3조1천5백16억원보다 무려 2백85.4%
증가한 것이다.

더욱이 지난해 상반기 결산에서 4조원에 가까운 적자를 냈다고 신고한
기아자동차등의 실적은 제외돼 실제 적자규모는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동원경제연구소가 발표(본지 15일자)한 상장사 실적과 큰 차이가 나는
것은 금융업종 실적이 포함된데다 분석대상 기업도 1백44개사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18개은행과 한국종합기술금융등 19개 금융회사들의 적자는 11조8천1백96
억원에 달해 전년보다 8조7천2백15억원(2백81.5%)이나 증가했다.

이들 금융회사 적자는 전체 적자규모의 97.3%에 달한다.

18개 은행의 경우 예대마진등 영업이익은 증가한 반면 잇따른 기업들의
부도로 부실여신이 급증,대손충당금을 대폭 적립한게 주요 원인이다.

특히 지난해 자산분류기준이 강화되고 충당금적립비율이 높아져 은행
들의 대손충당금이 그만큼 늘어난 것이다.

비금융권인 제조업은 적자가 5백35억원에서 3천2백68억원으로 늘어
났으며 내수업종과 수출업종간에 명암이 엇갈렸다.

음식료 의약등 대표적인 내수업은 전년에 이어 흑자를 이어갔으나
전자업종은 적자를 탈피하지 못했다.

음식료의 경우 흑자규모가 두배이상 늘어났다.

10대그룹중에서는 삼성 SK 한진 금호 롯데그룹을 제외한 현대 대우
LG 쌍용 한화그룹등이 적자를 기록했거나 적자전환됐다.

당기순이익을 가장 많이 낸 곳은 포철로 1조1천2백28억원에 달했다.

다음으로는 한전 1조1천17억원,삼성전자 3천1백32억원,SK텔레콤
2천9백65억원,삼성전관 2천7백13억원,대우중공업 2천5백83억원등의
순이다.

김홍열 기자 comeon@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