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화가 도윤희씨가 서울 강남구 박영덕화랑(19~28일,544-8481)과 종로구
금호미술관(24일~4월6일,720-5114)에서 동시에 개인전을 연다.

이번 전시회에선 지난 2년여동안 제작해온 "존재-숲( Being-Forest )
"연작과 "존재-부유( Being-Floating )"연작 60여점을 발표한다.

도씨는 분열하는 세포를 현미경으로 확대한 것 같은 이미지를 그려낸다.

희끗희끗 하고 때론 얼룩처럼 보이기도 하는 그 이미지는 그림이라기
보다는 물감과 안료가 흐르는 듯한 느낌을 준다.

굳이 형태를 찾는다면 "존재-숲"은 나뭇잎들이 모여 이룬 숲의 모습을,
"존재-부유"는 하늘 저편 한가롭게 떠 있는 구름의 모습을 하고 있다.

도씨는 세월의 흐름속에서도 변치않는 생명의 영원함에 일관된 관심을
보여왔다.

시간의 저편, 아득한 기억속에 잠겨있던 존재를 건져내 영원한 생명성을
부여하는 작업이다.

그는 세월의 흐름을 표현하기위해 엷게 탄 물감을 캔버스에 반쯤 스며들게
해서 얼룩이나 덩어리를 만든다.

그리고 연필로 그려내는 무수한 세포.

한 작품을 완성하는데 연필이 몇다스씩 들어가기도 한다.

그의 작품은 고가구나 해묵은 도자기에서 느낄 수 있는 미적 감흥을 준다.

거기엔 신비스러움과 함께 아련한 슬픔이 배어 있다.

오일물감의 유성과 흑연가루의 건성이 만나 빚어내는 화면효과도 독특하다.

도씨는 국내보다 외국에서 더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지난해 미국 마이애미 샌프란시스코 뉴욕 등에서 열린 아트페어에 참가,
큰 반향을 끌어냈다.

특히 마이애미아트페어에선 출품작이 매진될 정도로 역량을 인정받았다.

올해도 서울전시회가 끝나는대로 브뤼셀 시카고 바젤아트페어 등에 출품,
외국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 이정환 기자 jhl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