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은 다음달부터 대출금을 만기가 되기 전에 갚으면 0.5~1%의
벌칙금을 물리는 중도상환 수수료제도를 전면 도입한다.

가계대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변동금리대출(프라임레이트에 따라 금리가
정해지는 대출)에도 벌칙성 수수료가 매겨지기는 처음이다.

신한 주택 등 다른 은행들도 이를 도입할 예정이다.

조만간 전 은행권에 확산될 전망이다.

그러나 고객들은 "먼저 갚는 것도 죄가 되느냐"며 반발하고 있어 논란이
빚어질 전망이다.

하나은행은 12일 금융감독원의 승인이 나옴에 따라 다음달말부터 고정금리
대출 외화대출 변동금리대출 등 모든 종류의 대출에 대해 중도상환수수료제도
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변동금리대출과 외화대출은 잔존기간이 1년미만이면 0.5%, 이상이면 1%를
물린다.

그동안 은행들은 장기대출이나 고정금리 대출에 이같은 제도를 적용해 왔다.

그러나 대부분의 대출은 변동금리 대출이어서 적용대상은 많지 않았다.

이를 확대하는 것은 은행들이 자금운용상의 손실을 보지 않기 위해서다.

은행들은 예금 액수와 금리 등에 맞춰 대출액과 대출금리및 기간을 정해
돈을 빌려줘 왔다.

그런데 미리 갚으면 이런 틀이 흔들리게 된다.

예금 이자는 꼬박꼬박 지급하면서 대출이자를 못받아 손해를 본다는 설명
이다.

게다가 저금리가 계속되면서 금융회사들은 예금으로 들어온 자금을 굴릴
곳도 찾기 어려운 상태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과거에는 자금수요가 많아 이같은 문제가 없었지만
요즘에는 자금수요도 많지 않아 중도상환이 늘어날 것으로 보여 도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씨티은행 등 외국계에서는 오래전부터 해왔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고객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내가 돈을 먼저 갚겠다는데 왜 벌칙금을 물어야 하느냐"는 반박이다.

은행들도 예금을 중도에 해약하면 약정이자가 아닌 낮은 금리를 준다.

예금이자는 덜 주면서 대출고객에게만 책임을 떠넘기는게 부당하다는 지적
이다.

그동안 예금금리나 시중실세금리가 지속적으로 떨어졌음에도 대출금리는
별로 떨어지지 않았다.

한 고객은 "비정상적으로 높은 대출 금리를 물리게 해놓고는 이제와서
중도상환 수수료를 내라는게 타당하냐"고 반발하고 있다.

은행이 자금운용계획을 잘 세워야지 은행이 입어야할 손실을 예금이건
대출이건 고객들에게만 부담시켜서는 안된다는 설명이다.

< 정태웅 기자 redael@ >

[ 은행 중도상환수수료 도입현황 ]

<> 한빛
- 시행시기 : 98.1.4
- 대상 : 기업및 가계 고정금리대출
- 수수료율 : 대출금리차

<> 제일
- 시행시기 : 96.3.6
- 대상 : 기업및 가계 고정금리대출
- 수수료율 : 대출금리차

<> 국민
- 시행시기 : 95.4.21
- 대상 : 기업 1년이상 중장기대출
- 수수료율 : 대출금리차 x 0.8

<> 외환
- 시행시기 : 99.1.16
- 대상 : 기업 고정금리대출
- 수수료율 : 대출금리차

<> 신한
- 시행시기 : 99.1.19
- 대상 : 중소기업우대대출
- 수수료율 : 대출금리차

<> 한미
- 시행시기 : 96.1.20
- 대상 : 2년이상 가계대출
- 수수료율 : 잔존기간 1년이상 1.0% 잔존기간 1년미만 0.5%

<> 하나
- 시행시기 : 98.12.1
- 대상 : 아파트담보대출
- 수수료율 : 1.0%

- 시행시기 : 99.3.12
- 대상 : 변동금리대출
- 수수료율 : 잔존기간 1년이상 1.0% 잔존기간 1년미만 0.5%

- 시행시기 : 99.3.12
- 대상 : 고정금리대출
- 수수료율 : 대출금리차 x 잔존일수 / 365일 (최저는 0.5%)

<> 대구
- 시행시기 : 96.11.1
- 대상 : 기업및 가계고정금리대출
- 수수료율 : 대출금리차

<> 부산
- 시행시기 : 96.12.1
- 대상 : 기업및 가계장기대출
- 수수료율 : 대출금리차(최저 0.5%)

<> 씨티
- 시행시기 : 98.11.11
- 대상 : 부동산/신용보증담보대출 가계신용대출
- 수수료율 : 2%

* 대출금리차는 대출당시 약정한 금리와 중도상환당시 대출금리간 차이임.

< 자료 : 금융감독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