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연방준비이사회(FRB) 증권거래위원회(SEC) 등 미국의 4대 금융감독
당국은 10일 각금융기관에 공동명의로 서한을 보내 "해외시장에서의 부실채권
발생에 대비해 대손충당금 적립을 늘리라"고 긴급 지시했다.

FRB가 공개한 이 서한에서 감독당국들은 "일부 해외금융시장의 불안으로
부실채권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고 지적하고 "대손충당 비율을
상향조정해 대규모 손실발생에 대비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어느 지역의 시장이 불안한 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금융업계 관계자들은 "감독당국이 지적한 해외시장은 최근 금융불안이
고조되는 중남미 시장과 아시아 금융시장을 지칭하는 것"이라며 "이같은
지시로 개도국 대출시장에서 상당한 자금 경색현상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4대 감독당국인 FRB와 SEC, 연방예금공사(FDIC) 통화감독청(OCC) 등은
또 이 서한에서 "지난해 11월에도 적정 대손충당 비율을 유지하도록 촉구
했으나 당국의 권고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고 "관련 업계가
보수적으로 대출자산을 관리하라"고 강조했다.

이 서한은 이어 "올해말까지 금융기관 대출자산의 건전성을 평가할 수 있는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작성할 것"이라며 "이를위해 4대 감독기구가 실무팀을
구성해 대손충당비율의 적정성 여부 등을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 정규재 기자 jkj@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