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업계의 영업전략이 신시장 개척을 통한 시장다변화에서 주력시장
집중공략 쪽으로 U턴하고 있다.

동남아 외환위기 이후 대체시장을 찾아 중남미 중동 아프리카 등지로
향했던 수출업체들이 어쩔 수없는 한계는 부딪쳐 발길을 되돌리고 있는 것.

동남아에서 시작된 외환위기가 중남미등지로 확산되면서 우선 대체시장의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반면 미수금이 들어나는등 안전도는 갈수록 떨어지는 추세다.

이들 지역 현지 통화의 가치가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데 비해 원화는
상대적으로 강세기조를 유지, 경쟁력있는 상품을 찾기 어렵다는 점도
U턴할 수밖에 없는 요인이라고 무역업체들은 설명한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고객서비스처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브라질 멕시코 아르헨티나 등 중남미지역의 바이어 정보를 얻으려는
의뢰가 한달에 1백여건이 훨씬 넘었으나 올들어서 20여건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코트라 중남미지역 본부장인 김태랑 상파울로 무역관장은 "작년 8월까지만
해도 섬유 잡화 가전제품을 중심으로 이 지역에 수출을 뚫기 위해 마케팅
정보를 요구하던 기업이 많았는데 요즘에는 하던 수출도 포기하는 업체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주)대우 수출영업담당자는 "성장이 예상되는 대체시장을 찾기가 마땅찮고
브라질 베네수엘라 등 중남미국가의 경우 신용장(LC)를 받고도 마음놓고
수출할 수 없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중남미 중동 등 대체시장으로 떠오르던 지역에 수출할 잇점이
그만큼 줄었다는 설명이다.

최근 무협조사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수출업체중 브라질에 수출한 후
대금을 제대로 받지 못한 기업이 30개가 넘고 총금액도 4천6백만달러를
넘는다.

수출여건의 변화를 감안해 종합상사 등 수출업체들은 미주 유럽 일본 등
선진국시장을 비롯해 우리나라 최대 수출주력시장인 동남아시아에 대한
수출영업을 강화하는 쪽으로 발빠르게 수출전략을 바꿨다.

(주)쌍용 관계자는 "현재 수출을 늘릴수 있는 지역은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시장과 중국 및 동남아지역 등 환란이전의 주력시장뿐"이라며
"해외영업환경변화에 따라 마케팅전략을 바꿔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물산 생활산업사업부 관계자도 "지난해 10월이후 원화강세 현상이
지속되면서 대체시장을 찾기보다는 기존 시장을 지키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상사도 올 수출계획을 확정하면서 중남미 아프리카 등 대체시장 대신
동남아시아시장을 집중 공략하기로 했다.

지난 한햇동안 동남아시아 지역에 총 11억달러어치의 화학 및 전자제품
등을 수출했던 이 회사가 올해 이 지역에 대한 수출목표를 지난해보다
20%가량 늘려 잡은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일부 섬유 수출업체들도 수출에 따른 수익성이 떨어져도 확실한
대금결제가 가능한 선진국시장에 영업력을 모으고 있다.

무역전문가들은 수출업체들이 신시장을 포기하는 것은 미수금발생을
우려하는데 따른 것인 만큼 수출보험지원을 강화해 이같은 피해부담을
제도적으로 덜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 이익원 기자 iklee@ >

[ 수출업체 해외마케팅전략 변화 ]

<> 품목
- 환란직후 : 경쟁력이 떨어졌던 한계/틈새품목
- 99년 : 계속 수출가능한 품질우위 제품

<> 지역
- 환란직후 : 동남아 대체/보안 시장공략
- 99년 : 경제성장 이어가는 주력시장 공략

<> 거래선확보
- 환란직후 : 신규바이어 개척
- 99년 : 기존바이어 관리강화

<> 수출패턴
- 환란직후 : 물량위주의 밀어내기식 수출
- 99년 : 신규바이어 개척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