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문화와 첨단 멀티미디어가 만난다"

우리 고유의 전통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한 PC용 게임 소프트웨어(SW)가
쏟아지고 있다.

초등학생들에게 친숙한 만화주인공들인 둘리 머털도사 손오공에서부터
고인돌 각시탈같은 중.장년층용 캐릭터들이 첨단 멀티미디어기술로 무장해
외국산 SW에 도전장을 던지고 나선 것.

전통 캐릭터들을 첨단 멀티미디어 시대 3차원 공간의 주인공으로 화려하게
부활시킨 주역은 한글세대인 20대후반~30대초반의 젊은이들.

"젊은 그들"은 만화와 컴퓨터에 친숙한 그들의 감각과 손으로 전통
캐릭터들을 재창조한 독창적인 게임 SW로 시장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일본문화 시장개방이후 "우리 것을 사랑하자"는 분위기가 거세지면서 전통
캐릭터 게임SW의 강세는 더 두드러지고 있다.

전통 캐릭터 게임 SW는 지난 95년 상영된 애니메이션 영화 "돌아온 영웅
홍길동"(돌꽃 컴퍼니)을 토대로 LG소프트사가 제작한 같은 이름의 SW가
처음이다.

그 뒤로 96년 "둘리 "(LG소프트)이 등장했고 비슷한 시기에 애니메이션
영화 "아마겟돈"이 게임 SW로 제작되다가 중단됐다.

이들 SW가 본격적인 붐을 일으킨 것은 97년부터.

일본 만화영화 "짱구는 못말려"의 주인공 짱구를 주연으로 내세운 게임
SW가 5만개 이상 팔리는 "이변"을 연출하면서 한글세대들이 게임 SW 개발에
뛰어들었다.

독창적인 SW가 쏟아지고는 있지만 아직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국내 게임 SW시장이 연간 5백억원 규모로 좁고 불법복제가 워낙 심하기
때문이다.

판매도 대부분 용산전자 상가등 유통업체에 반값만 받고 판권을 넘기는
형태로 이뤄지고 있어 영세성을 면치못하고 있다.

국산 게임SW로는 4만개 정도가 팔린 템페스트가 성공작으로 꼽히는 정도.

그나마 전통 캐릭터 SW는 시장에서 "마의 한계선"으로 평가되는 1만개
이상을 넘은 것이 거의 없다.

그렇더라도 미래는 밝다는 것이 한글세대 젊은 사장들의 전망이다.

대만과 일본등에 이어 미국등으로 해외시장을 뚫어가면서 지평을 열어가고
있고 대학에 컴퓨터 게임학과가 설치되면서 재주있는 전문인력들이 배출되고
있다.

또 게임 SW가 특별히 새로운 기술을 필요로 하지 않아 창의력이 있고
손재주가 많은 한국인들에게는 딱 들어 맞는 분야라는 점도 있다.

지페인터사 황문구(31)사장은 "아이디어만 있으면 5천만원 정도만 갖고도
창업이 가능해 인생을 걸고 해보겠다는 젊은 창업희망자들이 크게 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황사장은 "애니메이션 영화가 점차 인기를 끌면서 시장이 커지고 있고
외국에서 제작을 위탁해오는 사례도 많아 게임 SW는 한번 도전해볼만한
무대"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 문희수 기자 mh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