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의 컴퓨터업체인 휴렛팩커드(HP)가 기업분할을 실시한다.

류 플랫 HP회장은 2일 HP를 컴퓨터및 프린터부문과 의료기기및 계측기기
사업부문으로 분할하는 것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구조조정 방안을 특별
이사회에서 확정지었다고 발표했다.

HP는 그동안 컴퓨터및 주변기기, 의료기기, 정밀계측기기에 이르기까지
2만9천여개의 제품을 생산해 왔다.

분할 작업은 내년 상반기까지 완료될 예정이다.

이번 HP의 구조조정 방안은 세계 최대 규모의 기업분할로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HP는 작년 의료및 계측기기분야에서 전체매출(4백71억달러)의 약 16%
(76억달러)를 벌여들였다.

그동안 대규모 기업분할 사례로는 정부의 명령에 의해 분할된 엑슨모빌등이
있고 자발적으로 기업분할이 단행된 사례로는 AT&T에서 분할된 루슨트테크
놀로지와 NCR을 비롯 ITT 던&브래드스트리트등의 사례가 기록되어 왔었다.

플랫 회장은 "이번 조치는 사업의 전략적 초점을 분명히 하고 수익을 증대
시키기 위한 것"이라며 "고객들과 주주, 파트너 모두에게 이익이 될 것"
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12만3천명의 직원들중 이번 분할로 해고되는 종업원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APDJ AP등 외신들은 이번 기업분할과 관련, 그동안 HP가 최근 시장이
급속히 확대되고 있는 저가PC와 대형 컴퓨터분야에서 마켓셰어가 떨어지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자 주력분야를 활성화하기 위해 분사를 결정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뉴욕증시에서는 HP의 분사결정이 발표되면서 주가가 한때 6.37달러나
급등하는 등 이번 조치를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HP측은 신설될 계측기 회사의 전체 주식중 15%는 오는 9월이나 10월께
기업공개 절차(IPO)를 거쳐 증시에 상장시키고 나머지는 기존 주주들에게
나눠줄 예정이다.

이번 IPO도 실리콘밸리 업체중 가장 큰 규모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신용평가업체인 무디스와 S&P는 기업분할 방침이 확정 발표된 직후
"그동안 HP와 금융부문 계열사인 HP파이낸스의 재무상태가 상당히 악화됐다"
면서 이들 두회사가 발행한 장기 회사채의 신용등급을 한단계씩 하향조정
했다.

< 박수진 기자 parksj@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