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 은행주총 결산] (상) '이사회의장 누가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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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의장이 은행의 새로운 실세로 부상했다.
얼핏 보면 실권이 없는 명예직인 것 같지만 이사회가 주요 의사결정을
하기 때문에 이사회의장은 개인의 역량에따라 얼마든지 막강해질 수 있다.
가장 주목받는 인물이 은행장직에서 물러나 은행부회장과 집행위원회
의장을 겸하는 신한은행 라응찬씨.
재일동포 주주가 많은 신한은행의 특성상 집행위원회는 사실상 주주들로
부터 주요 정책결정을 위임받은 핵심 기구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민은행 오세종 의장도 관심의 대상이다.
장기신용은행 행장을 지낸 그는 직원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합병을
성사시킬만큼 소신있는 인물.
따라서 국민은행 경영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옛 국민은행 출신들은 오 의장의 출근을 저지하는 등 그동안 집요하게
축출작전을 폈었다.
그러나 비상임이면서 이사회의장 방을 따로 둘 정도로 합병은행인
국민은행내 위상은 확고한 편이다.
한빛은행 송병순 의장은 집행임원들의 견제를 받고있다.
의장 방을 설치해줄 것을 요구했으나 거절당했다는 얘기가 한때 나돌기도
했다.
그 때문인지 한빛은행은 비상임이사들을 위한 "휴게실"정도를 설치해
놓고 있다.
그러나 송 의장은 국민 광주은행을 역임한 금융계의 원로로서 공적자금을
지원받은 한빛은행의 경영을 잘 하도록 임직원들을 채찍질하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게 은행안팎의 요구다.
이번 주주총회에서 의사봉을 쥔 그의 모습은 은행내 위상을 상징적으로
말해준다.
금융연구원장을 역임한 외환은행의 박영철 이사회의장.
선비다운 날카로움을 갖춘 박 의장이 비판과 견제역할을 잘 해낼 것이란
대체적인 관측이다.
이와함께 그는 대주주인 독일 코메르츠은행과도 중요문제를 논의하는 등
거시적 경영전략 수립과 조정 작업 등에도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은행 윤병철 회장은 주주와 은행경영진 사이에서 의견을 조율하는
역할을 맡아왔다.
그는 새 지배구조아래서도 이런 역할을 계속 맡을 것으로 보인다.
윤 회장은 특히 은행경영 선배로서 이런저런 충고도 잊지 않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런 비상임이사회 중심의 은행경영은 자칫 은행장의 힘을 더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주식회사인 은행의 최고기구인 주주총회와 이사회는 여전히 크리스마스
트리와 같은 장식품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은행장이 사실상 뽑거나 추천한 비상임이사들로 구성된 만큼 은행장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이사회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여지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 허귀식 기자 window@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1일자 ).
얼핏 보면 실권이 없는 명예직인 것 같지만 이사회가 주요 의사결정을
하기 때문에 이사회의장은 개인의 역량에따라 얼마든지 막강해질 수 있다.
가장 주목받는 인물이 은행장직에서 물러나 은행부회장과 집행위원회
의장을 겸하는 신한은행 라응찬씨.
재일동포 주주가 많은 신한은행의 특성상 집행위원회는 사실상 주주들로
부터 주요 정책결정을 위임받은 핵심 기구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민은행 오세종 의장도 관심의 대상이다.
장기신용은행 행장을 지낸 그는 직원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합병을
성사시킬만큼 소신있는 인물.
따라서 국민은행 경영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옛 국민은행 출신들은 오 의장의 출근을 저지하는 등 그동안 집요하게
축출작전을 폈었다.
그러나 비상임이면서 이사회의장 방을 따로 둘 정도로 합병은행인
국민은행내 위상은 확고한 편이다.
한빛은행 송병순 의장은 집행임원들의 견제를 받고있다.
의장 방을 설치해줄 것을 요구했으나 거절당했다는 얘기가 한때 나돌기도
했다.
그 때문인지 한빛은행은 비상임이사들을 위한 "휴게실"정도를 설치해
놓고 있다.
그러나 송 의장은 국민 광주은행을 역임한 금융계의 원로로서 공적자금을
지원받은 한빛은행의 경영을 잘 하도록 임직원들을 채찍질하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게 은행안팎의 요구다.
이번 주주총회에서 의사봉을 쥔 그의 모습은 은행내 위상을 상징적으로
말해준다.
금융연구원장을 역임한 외환은행의 박영철 이사회의장.
선비다운 날카로움을 갖춘 박 의장이 비판과 견제역할을 잘 해낼 것이란
대체적인 관측이다.
이와함께 그는 대주주인 독일 코메르츠은행과도 중요문제를 논의하는 등
거시적 경영전략 수립과 조정 작업 등에도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은행 윤병철 회장은 주주와 은행경영진 사이에서 의견을 조율하는
역할을 맡아왔다.
그는 새 지배구조아래서도 이런 역할을 계속 맡을 것으로 보인다.
윤 회장은 특히 은행경영 선배로서 이런저런 충고도 잊지 않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런 비상임이사회 중심의 은행경영은 자칫 은행장의 힘을 더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주식회사인 은행의 최고기구인 주주총회와 이사회는 여전히 크리스마스
트리와 같은 장식품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은행장이 사실상 뽑거나 추천한 비상임이사들로 구성된 만큼 은행장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이사회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여지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 허귀식 기자 window@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