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선성, 시선취
취중어역유성시도불도자

산문은 곧잘 사람을 일깨우고 시는 곧잘 사람을 취하게 한다.
그런데 취하여 한 말 가운데에는 또 깨여 있을 때에 말할 수 없었던
내용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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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 유희재의 예개 시개에 있는 말이다.

산문과 시는 문장의 범주 구분이고, 깨어나는 것과 취하는 것은 문장의
기능 구분이다.

청 오교는 그의 위로시화에서 "산문은 밥이오, 시는 술이다"라고 말하기도
하였다.

밥은 먹으면 배가 불러지고 술은 마시면 취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산문은 많이 읽으면 아는 것이 많아지고 깨달음이 생긴다.

그리고 시를 많이 읽으면 고도로 승화된 인간정서가 만들어 내는 미감의
경계를 자유롭게 날아다닐 수 있게 된다.

시는 바로 확장된 사유공간으로의 초대장이기도 하다.

< 이병한 서울대 명예교수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