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중 산업동향은 "국내 경기가 이제 완연한 회복세를 탄게 아니냐"는
기대를 불러 일으킬 만하다.

산업생산과 출하가 두자리 수로 늘었고 소비와 투자지표도 증가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물론 환란으로 작년 1월 경기가 워낙 크게 꺼졌던 것에 대한 반등 효과도
무시할 수 없지만 실물경제가 되살아나고 있는 것만은 부인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러나 아직은 이같은 회복세가 경제 전체로는 확산되지 않고 있는데다
앞으로 노사불안 엔저 등 복병이 많아 지나친 낙관은 금물이라는 지적도
있다.

<> 경기는 바닥을 쳤다 =경기바닥 시점에 대해 그동안 말을 아끼던 통계청
이 이번엔 입을 열었다.

박화수 통계청 경제통계국장은 "최근 민간경제연구소의 전문가들 의견을
종합한 결과 경기가 회복국면에 진입한 것은 확실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각종 기술적 지표들을 분석하면 경기저점은 작년 4.4분기 초반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경기변동상황을 나타내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작년 9월 이후
4개월 연속 상승했다.

지난달엔 오름세가 주춤하기도 했지만 이는 LG반도체 파업 등 일시적 요인
탓이라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이 파업요인을 빼면 순환변동치는 전월대비 0.2포인트 올라갔을 것이란
얘기다.

<> 반도체 빼도 생산증가 =올 1월중 산업생산 증가율 14.7%는 몇가지
요인을 감안해서 봐야 한다.

우선 조업일수다.

금년 1월은 전년동월에 비해 설연휴의 영향으로 조업일수가 3일 많았다.

이를 감안하면 생산은 8~9% 증가한 것이다.

또 "반도체 변수"도 고려해야 한다.

그동안 반도체의 수출증가로 전체 산업생산의 통계수치가 크게 부풀려진
것을 따져야 한다는 뜻이다.

통계청은 반도체를 제외한 나머지 업종의 생산만 봐도 약 8.4%가 증가한
것이라고 밝혔다.

반도체를 뺀 나머지 업종의 생산이 신장세를 보인 것은 경제위기 이후
처음이다.

결국 지난 1월중 산업생산은 전반적으로 호전됐다고 평가할 수 있는 셈이다.

<> 중산층 위에선 소비 꿈틀 =지난달엔 소비지표가 회복된 것도 눈여겨
볼만하다.

도소매판매가 환란 이후 처음으로 2.8%의 증가를 기록한 것.

특히 대형할인점에선 매출이 36.7%나 늘었고 자동차 판매도 1백28.7%가
증가했다.

내수용소비재 출하를 보면 휴대용전화기(58.4%) 자동차(70.3%) 카페트
(99.4%) 등이 증가세를 주도했다.

물론 남성기성복(-51.1%) 메리야스 내의(-21.9%) 등 생필품의 출하는
여전히 감소해 소비 증가세가 전 계층으로 확산되진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통계청은 해외여행객 자동차등록대수 고속도로통행량 등 각종
보조지표를 보면 소비심리는 중산층 이상을 중심으로 풀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 차병석 기자 chab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