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당분간 현행 금리룰
유지할 것임을 시사했다.

국내 경기는 과열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해외의 상황은 여전히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금리 유지에 대한 관측이 우세해지면서 미국 주가는 23일 전일에 이어 큰
폭으로 뛰었다.

23일 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미국 상원
금융위원회 보고와 관련, 월가의 분석가들은 대부분 당분간 금리조정이 없을
것임을 밝힌 것으로 분석했다.

그린스펀 의장은 이날 금리인상 요인으로는 <>작년 4분기의 성장률이 당초
예상보다 훨씬 높은 6%선으로 추정되는 점과 <>1월중의 신규취업자가
24만5천명에 달했고 <>1월중 생산자 물가가 0.5% 상승한 점 등을 지목했다.

반면 러시아 및 중남미의 경제상황이 여전히 불투명 하고 미국 제조업체들의
수익성이 또 둔화되고 있는 점 등은 금리인하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린스펀은 이번 의회증언을 통해 시장에 보낼 "현상유지"라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

자신의 발언이 시장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한다는 차원에서도 신중론을
택했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웰스 파고은행의 손성원 부행장은 "미국 국내 경제는 매우 견조한 반면
세계경제 상황은 아직도 아슬아슬하다"며 FRB가 금리조정의 판단을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미국의 경기확장이 4월까지도 지속될 경우에는 인플레 압력이
세계경제 위기에 따른 수입물가 하락효과를 능가해 금리인상이 단행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 메릴 린치의 이코노미스트인 브루스 스타인버그도 "미국경제에는 금리
인상 요인과 인하 요인이 혼재해 있다"며 FRB가 현상유지 노선을 택할
것으로 점쳤다.

사실 증시에서는 이미 그린스펀 태도를 "중립"으로 기정사실화한 분위기
였다.

금리인상을 점쳤으나 중립으로 판명날 경우엔 증시엔 호재가 된다.

모건스탠리 딘위터의 필 로스는 "최근 몇일간 시장을 지배했던 금리인상
예상이 불식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린스펀 의장의 의회 증언을 하루 앞둔 22일 뉴욕 증시는 그린스펀
의장이 금리인상과 관련된 발언을 자제할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되면서
다우존스지수가 올들어 3번째로 큰 폭인 2.3%나 상승했다.

반면 달러화는 달러당 1백20엔대로 하락, 약세를 보였는데 이는 금리인상
가능성이 희박해진데다 최근 며칠간 달러가 급등한데 따른 이식매물이
쏟아진 때문으로 분석됐다.

< 임혁 기자 limhyuc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