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나흘째 내림세를 보여 장중 한 때 500선이 맥없이 무너졌다.

엔화 약세로 힘을 잃은 증시는 뚜렷한 매수세가 없는 가운데 개미군단의
투자심리도 크게 위축됐다.

증권거래소의 매매시스템마저 고장나 가뜩이나 침체된 증시를 주눅들게
했다.

23일 증시는 증권거래소의 전산시스템 장애로 평소보다 늦은 10시 50분
개장됐다.

엔화 약세가 1백20엔대로 진정되면서 개장초 주가는 515선을 넘기도 했으나
투자심리를 되살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오후장들어 선물가격이 오름세로 돌아서 500선을 간신히 지켰다.

23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5.61포인트 떨어진 502.88에 마감됐다.

내린 종목은 6백20개(하한가 10개)로 오른 종목 1백73개(상한가 9개)보다
3배나 많았다.

<>특징주 =워크아웃 대상기업으로 외자유치설이 나돈 신호유화가 가격제한
폭까지 치솟았다.

강원산업과 삼표제작소는 사모전환사채(CB) 발행설로 경영 정상화 기대감이
퍼지면서 상한가를 기록했다.

정부가 주민등록증을 플라스틱으로 만든다는 소식으로 최대 수혜주로
분류된 한솔화학도 강세였다.

증권주의 약세속에 서울증권은 4천만달러어치의 해외 전환사채가 납입이
완료됐다는 재료로 오름세를 나타냈다.

25일자로 상장폐지되는 경기 대동 동남 동화 충청은행등 퇴출은행이 24일
거래마감일을 앞두고 대량으로 거래됐다.

<>진단 =시장관계자들은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졌던 500선이 장중에
무너져 당분간 약세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동배 대우증권투자정보부장은 "외국인과 기관이 향후 불투명한 경제여건을
이유로 관망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3월중 유상증자 물량등으로 수급여건도
취약해 조정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비해 신삼찬 보람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엔화가 1백20엔대로 안정되고
있어 500선 근처에서 하락세가멈춰질 것"으로 내다봤다.

< 최인한 기자 janu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