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우량은행인 HSBC가 서울은행을 인수키로 함에 따라 서울은행의
행보가 국내 금융산업에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HSBC는 기존 국내지점을 서울은행과 합쳐 현지법인으로 만들 방침이다.

또 서울은행의 상호도 HSBC가 들어가는 말로 바꿀 전망이다.

경영진도 직접 장악할 것으로 보여 서울은행은 이제 말그대로 우량 외국은행
으로 변신하게 됐다.

HSBC의 서울은행 인수는 뉴브리지캐피탈의 제일은행 인수와는 또 다르다.

뉴브리지캐피탈은 부실회사를 사들여 정상화시킨뒤 비싼 가격에 되파는
투자자본의 성격이 강하다.

반면 HSBC는 세계 79개국에서 5천5백여개 지점을 운영중인, 소매금융에
노하우가 뛰어난 전통 상업은행이다.

HSBC가 작년부터 국내은행 인수에 적극적이었던 것도 국내은행 지분을
1백% 인수, 아시아시장의 거점으로 육성키 위한 의도에서였다.

이에따라 서울은행의 모습도 지금과는 상당히 달라질 전망이다.

우선 은행위상 자체가 변한다.

현재로선 HSBC의 한국현지법인이 될 공산이 크다.

HSBC는 기존 한국내 지점 3개를 서울은행과 합치겠다는 구상이다.

상호도 바뀔 가능성이 높다.

HSBC가 지난 97년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은행을 인수한뒤 HSBC가 들어가는
말로 상호를 바꾼 것을 감안하면 특히 그렇다.

예컨대 "서울 HSBC" 등을 가정해 볼수 있다.

영업방법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HSBC는 국제적으로도 다점포전략에 따른 소매금융에 노하우가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에따라 한국에서도 소매금융을 강화할게 분명하다.

그들만의 노하우를 도입하면 한빛 국민은행과의 한판승부도 볼만하게 됐다.

서울은행 직원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분야는 인원및 점포정리다.

현재로선 아직 합의된게 없다.

실사후 결정하겠다는 생각이다.

감독당국은 그러나 단기간내에 대폭적인 직원축소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소매금융을 강화하려면 일정규모의 점포와 직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만 HSBC 국내지점과 합병하는 과정에서 일부 직원의 정리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은행장과 경영진, 1급 간부들은 대거 퇴진이 불가피하다.

은행장의 경우 외국인이 선임될 공산이 높다.

한국인 경영인을 내세울 가능성도 배제할수는 없다.

그렇지만 역시 HSBC가 직접 은행장과 주요 경영진을 장악할 것으로 예상
된다.

1급이상 간부의 물갈이도 필연적이다.

어쨌든 HSBC의 서울은행 인수로 부실의 대명사로 여겨지던 서울은행은
우량은행으로 거듭날 계기를 마련했다.

우량은행으로의 변신이 성공할지는 HSBC와 서울은행 직원들의 몫이다.

< 하영춘 기자 hayo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