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매도 공세에 증시가 시퍼렇게 멍들고 있다.

엔화가치 급락세에 따른 선물가격의 폭락세로 프로그램매도물량이 쏟아져
나오고 이는 다시 현물주가를 사정없이 끌어내리고 있다.

19일에는 프로그램매도 물량이 9백61억원에 달했다.

지난 1월25일 9백6억원이후 최대 규모다.

"약세장의 마녀"노릇을 하고 있는 프로그램매도 공세는 어디까지 지속될까.

증권관계자들은 프로그램매도 공세가 좀더 지속될 가능성은 있으나 현물
주가에 대한 충격은 점차 약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백워데이션의 해소가 관건 =국내외 증권사및 투신사가 주도하고 있는
프로그램매매는 대개 시장베이시스(선물가격-KOSPI 200지수)가 기준이 된다.

선물가격이 현물가격인 KOSPI 200보다 낮아 시장베이시스가 마이너스를
보이는 저평가상태가 바로 백워데이션(Backwardation)상태다.

이 상황에서는 선물을 사고 현물을 파는 프로그램매도세가 기승을 부린다.

반대로 선물가격이 KOSPI 200보다 높은 고평가일 때는 콘탱고(Contango)현상
이라고 한다.

이 경우에는 선물을 팔고 현물을 사는 프로그램매수세가 형성된다.

지난 18일 엔화가치가 급락하면서 백워데이션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19일에는 시장베이시스가 마이너스 2포인트를 넘보기도 했다.

올들어 가장 큰 폭이다.

<>신규 프로그램매도 가세 =그동안 프로그램매도물량은 매수차익거래(선물
매도 현물매수)잔고가 청산(선물매수 현물매도)되면서 발생한 것이다.

그런데 18일,19일에는 백워데이션현상이 계속돼 선물을 사고 현물을 파는
신규 매도차익거래가 발생했다.

기존 매수차익거래물량이 대부분 청산되면서 프로그램매도잔고가 5백억원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신규 매도차익거래가 가세해 다시
프로그램매도물량을 늘리고 있는 것이다.

한화증권의 구돈완 선물.옵션팀장은 "국내 기관투자가의 경우 신규 매도
차익거래를 위한 현물주식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지도 못하고 빌릴 여건도
여의치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외국계펀드나 외국계증권사의 경우에는 현물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는등 사정이 좋아 신규 매도차익거래를 발생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전망 =구팀장은 엔화가치가 어디까지 하락할지가 최대 변수라고 분석했다.

프로그램매매에 참여하지 않은 외국인이 엔화가치 하락을 우려, 현물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선물매도공세를 편다면 선물가격이 하락하고 백워데이션현상
이 이어지게 된다.

대우증권 선물.옵션팀의 주제식 조사역은 "엔화가치가 다음주중 1백25엔대
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며 "대형호재없이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경우 선물가격은 54선까지(현물주가 480선) 밀릴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전망했다.

선물가격 54선은 지난해 12월5일 선물가격이 한단계 도약하기 위한 받침대
였기 때문에 이 선만 지켜내면 선물가격과 현물주가가 반등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김홍열 기자 come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