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가 나면 가해자나 피해자 모두 합의 문제로 곤란을 겪는 일이
많습니다.

하지만 요즘에는 웬만한 차량이면 다 보험에 가입되어 있기 때문에 보험
회사측에서 합의를 대신해주는 경우가 많고, 그래서 예전보다는 이 합의가
훨씬 수월해진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보험회사 입장에서는 사고가 나면 가급적 사고처리를 빨리 하는
것이 좋기 때문에 피해자에게 조속하게 합의할 것을 권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피해자측에서도 보험회사와 빨리 합의를 하면 치료비라도 먼저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보험회사와의 합의를 서두르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부산에 사는 박씨의 경우가 바로 그런 경우입니다.

박씨는 작년 9월 말경 사거리에서 신호대기중에 추돌사고를 당했습니다.

뒤에서 포터트럭이 와서 서 있는 박씨의 차량을 들이받은 겁니다.

사고가 뒷차량 운전자의 과실로 인한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가해자인 뒤
차량의 보험회사에서 나와서 사고처리를 했고, 박씨는 병원에서 뒤로 재쳐
졌던 목에 대해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엑스레이 촬영결과 뼈에는 이상이 없었지만 3주 진단이 나왔습니다.

박씨는 목이 많이 아프기는 했지만 생활에 지장이 있기 때문에 입원한지
6일만에 보험회사와 합의를 보고는 퇴원을 했습니다.

퇴원한 후 이틀이 지나자 다시 목이 몹시 아파오기 시작했고, 급기야는
어깨가 아프더니 팔도 쓰기 힘들 정도가 됐습니다.

박씨는 일단 동네에 있는 개인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돈이 모자라서 다시
보험회사에 연락했습니다.

보험회사에서는 이미 합의가 되었기 때문에 더 이상의 추가보상이 안된다고
하면서 박씨의 요청을 거절했습니다.

박씨는 이런 경우에 보험회사에 대해서 어떤 요구를 할 수 있는지 물어오셨
습니다.

박씨와 같은 경우가 바로 사고 당시 합의를 잘못한 경우에 해당됩니다.

이런 경우 박씨는 일단 병원에 가사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왜냐하면 처음에 박씨가 보험회사와 합의할 때에는 진단이 3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것으로 나왔고, 박씨가 이것을 기초로 합의한 것이기 때문에 지금
나타난 고통이 당초 예상된 전치 3주라는 진단에 포함된 것인지, 아니면
그것과는 별도로 생긴 후유증에 의한 것인지를 확인해야만 추가보상을
청구할 수 있는지가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만일 병원에서 다시 확인해본 결과 박씨에게 후유증이 생긴 것이라면 박씨는
보험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지만 후유증이 아니라 당초부터
예상된 것이라면 추가보상을 청구할 수 없게 됩니다.

박씨의 경우 보험회사와의 합의를 너무 서두르다 보니까 생긴 일인데,
교통사고를 당한 경우에 무리한 합의금을 요구하는 것도 잘못이지만 이렇게
잘 알아보지도 않고 너무 쉽게 합의를 하면 나중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으니까 충분하게 알아 보고 난 후에 합의를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 변호사. 한얼종합법률사무소 hanollaw@unitel.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19일자 ).